흔히들 초딩 입맛이라고 하더라. 자극적인 맛 좋아하고 밥은 잘 안먹고. 최민기의 입맛은 심각한 초딩입맛이였다. 자극적인거 맵고 짜고 단걸 좋아하는데 그중에 특히 단것. 초콜릿과 관련된걸 가장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정신못차리는 음식은 초코푸딩.


민기가 6살정도 쯤일때 예쁜 외모와 사랑스러움은 지금보다 더해서 사람손을 탔었던 모양이다. 나에게는 그냥 납치라고만 했지만. 알던사람에게 납치를 당해서 삼일동안 갇혀 있었다고 했었다. 보통 그런 충격적인 일을 당하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물건이나 음식을 피하게 되는데 어째서인지 민기는 삼일내내 먹었던 초코푸딩을 그이후에도 집착하듯 찾았다고 했다. 


그건 성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긴장을 했을때 간절해 진다고. 무서운 상황속에서 유일하게 위안을 준게 초코푸딩이여서가 아니였을까.

그말은 지금 초코푸딩을 네개째 뜯어먹고 있는 최민기의 오늘 하루가 힘들었단 얘기일터. 

긴장했는지 떨리던 손끝과 목소리는 착각이 아니였던건지 네개째의 푸딩을 먹고나서야 수저를 내려놓았다.토할거 같다며.




"아 괜히 하나 더먹었어. 세개까진 딱 좋았는데"


"밥을 먹어볼 생각은 없어? 너오늘 하루종일 먹은게 계속 주스. 케이크.푸딩이 끝이야. 저녁도 먹는척만 했잖아"



호텔로 돌아오기전 초코푸딩이 맛있었다며 5개나 더살때 말렸어야 했다.


결국 속이 좋지 않다며 화장실로 가선 다토해냈다. 기분전환을 위해 온 여행인데 여행이 험난한 기분이다. 토하고 씻고나온 민기는 다시 기진맥진해서 침대위에 쓰러져 누웠다.

재우는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거 같아 그대로 같이 잠들었었다.




분명 품에 안고 잤었는데 눈을 떠보니 자리에 없었다. 화장실에서도 기척이 나질않았다.

룸안에 없는걸 확인하고는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자 방밖에서 전화가 울리며 문이 열렸다.


"아침부터 말도 없이 어딜다녀와. 손에 그건 또 뭐고"


"나 어제 너무 일찍 잤나바. 8시에 깻는데 넌 자고 난 배가 너무 고팠어"


"그럼 룸서비스를 시키던지 조식을 먹고와야지 .어제 토해놓고 왠 초코아이스크림?"


"밥은 너랑 먹으러 갈건데. 시원하고 단게 당겼어"


입에 초코아이스크림을 물고 봉지에는 과자와 초콜렛이 잔뜩 담긴 봉투를 들고 당당하게 말하는걸 보고 있자니 속상했다. 분명 속이 좋지않아 제대로 못잔듯 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민기의 얼굴을 가만 쳐다 보았다.


"음...쫑아 그러고 얼굴 굳히고 쳐다보면 내가 놀래요 안놀래요"


"하..어떻게 할까. 밥먹으러 나갈까. 조식먹을까. 룸서비스 시킬까.안먹는건 안돼. 나중에 먹는것도 안돼. 난 죽먹으러 나갔으면 좋겟어"


"..............."



초코아이스크림을 아작아작 깨물어 먹으며 빤히 바라보던 민기는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안겨왔다. 죽먹으러 가자며.





"내가 먹겟다고 하긴 했는데 참 맛이 없다"


"다먹어"


"맛이없어 종현아"


"불리할때만 이름부르지마"


"김 쫑..너 눈치가 많이 빨라진거 같아"


"알면서 얘기안했었단 생각은 안해보시나 봐요 최민기씨"


"헐! 그런거였어?"









겨우겨우 반그릇정도를 비워내고 일어섰지만 안먹는것보단 나은듯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뒤로는 비오느라 즐기지 못했던 여행을 즐기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일상의 시작일줄 알았다.


월요일까지 놀고나니 화요일 첫강의가 아침10시부터 있다는게 참 서글펐지만 축제부터 너무 놀아서 차마 빠지기도 양심이 찔려왔다. 반쯤 졸고있는 민기를 겨우 강의실까지 끌고갔다. 


자기를 빼고 둘만 여행을 다녀왔다고 강의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 징얼대는 황민현때문에 결국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하고 오랫만에 학교 밖으로 나오던 중이였다.




"헤이! 공주님!"



축제때 보았던 잘생긴 미남의 재등장이였다.



" 오늘도 여전히 예쁘네. 너 찾느라 힘들었어.무척! 설마 남자일줄이야? 몇일동안 고생하다가 겨우 찾았어. 친구한테 사진 받아 보고 엄청 놀랐어. 문자 계속 보냈는데 씹히길래 안되겠어서 찾아왔어. 보고싶었어 몇일동안"


"음..우리 민기 요정님 나모르는새에 또 껌짝지 붙이고 다닌거야~응~? 이 잘생긴 미친놈은 뭐야~ 종현이 넌 저런거 바로바로 처리 안하고 뭐해써~ 우리 민기 귀찮게~~"


"아 시끄러 황미년 니가 젤 귀찮아. 너나 카톡 좀 그만해. 그리고 이봐 너  차단했으니까 문자 보내도 소용없어. 저번에도 얘기하지 않았어? 나 애인있다니까 들러붙지마 귀찮아"


" 내가 여기 찾아오면서 아무것도 안찾아 보고 온줄 알아 공주님 옆에 김종현 맞지? 비즈니스 커플이라며. 골키퍼가 없는데 공을 안차는건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쟤 뭐라는거야?"


"나도 알수가 없네 .비지니스커플이란게 뭐야 대체? 민현이 너 뭐 아는거 있어?"


"음...저기 얘들아 우리 길한복판에서 이러고 있으니 사람들이 다 쳐다 보는데 이동하는게 어떨까?"




남자 넷이 길한가운데 서서 서로 하고싶은말만 하고 있었다. 짜증이 난 민기를 챙겨 근처 룸이 있는 일식집으로 데리고 갔다. 뒤에 두놈이 따라 오든 말든.

눈치가 없지는 않은지 식당까지 따라오지 않은 잘생긴 미남은 다음에 또오겟단 말을 남기고 갔단다.

점심을 주문하고 정보통인 민현이에게 물었다.


"대체 비지니스 커플이라는게 무슨 얘기야? 나 속초에서도 저얘기 들었는데"


"누가?"


"그때 화장실 앞에서 그여자가 그러던데 너랑 나랑 비지니스 커플로 유명하다고"


"야 황미년. 이게 무슨소리야?"



민현이의 설명에 의하면 작년 축제때 워낙에 눈에 띈 민기가 유명해지면서 남녀불문 대쉬가 많다는 사실도 같이 유명해 졌었단다. 예또라는 별명이 자리잡으면서 우리 학교를 비롯 근처 학생들 사이에도 sns 를타고 유명해졌는데 나도 같이 자주 등장해서 같이 유명해졌다는것. 접근하는 사람들은 다 거절하면서 항상 나와 붙어 있으니 소문이 부풀리고 부풀려져 사람들이 귀찮아서 잘생긴 대외용 애인인 나와 다니는거라는 소문이 났단다.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소설이야. 민기는 만사 귀찮다는듯 한숨을 쉬었고 난 할말을 잃었다.




"근데 왜 그걸 이제 알려줘. 그런 소문이 있는지도 몰랐네"


"안물어 봐짜나~그리고 뭐 틀린말도 아니잖아. 그소문 나고 나서 우리민기 헌팅 당하는 횟수가 준것도 사실이고~"


"그걸 다 세보고 계셧나봅니다 황민현씨"


"응~우리 민기에 관련된 일이면 내가 모르면 안대지~~다알아 다~"


"가만보면 황미년 쟤가 젤위험해. 쫑 넌 왜 저런거랑 친구야?"


"너 만나기전엔 안저랬어. 너도 민현이 좋다며"


"응 근데 반은 좋고 반은 짜증나"


"아 왜~~난 민기 니가 젤좋아~~~"


"하..."



민기는 진심으로 짜증난 얼굴로 내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왔다. 민현이는 그모습을 가만 보더니 떨어지라며 성를 냈고. 까칠해진 민기는 짜증을 부렸다.


"아 왜!!!"


"질투나~~ 왜 종현이만 이뻐해~~나도 나도~~"


"원래 친구랑 애인이랑은 틀린거야"



자연스럽게 애인이라는 말을 꺼내는 민기가 귀여워서 쳐다보며 웃었더니 이번엔 황민현이 반응했다.


"헐 니네 뭐야. 아니 김종현 네놈 뭐냐 그 웃음. 나지금 뭔가 촉이 안좋았어. 너 이놈의 자식 민기한테 손만 대봐. 최민기 팬클럽 회장으로써 널 용서치 않을 것이야"


"민기 너 팬클럽도 있나보다"


"믿냐 그걸"


"뭐야 니네!! 내촉이 얘기하고 있어 지금 뭐가 이상하다고!! 니네 뭐야 그웃음!! 뭔데에!!!"









집 비밀번호는 0521에서 다시 1103으로 변했다. 민기는 그뒤로 다시 현관문을 제집마냥 열어 제끼고 들어온다. 지금처럼.




"쫑아. 나랑 놀아줘"


"씻는다더니 왜 그대로 와?"


"도우미 아주머니가 오늘 오셧어. 나 나가래 방해된다고"




청소와 정리는 담을 쌓고 사는 민기는 집에서 주에 한두번 도우미 아주머니를 보내주는 모양이였다. 잘 아는 사이인지 청소할때마다 쫒겨나곤 했다.



"레포트나 쓰게 노트북 들고오지 그랬어. 기말 닥쳐서 하지 말고"


"아.....대박하기싫어.............."


"너 최교수님한테 남은 학기 안시달릴려면 하는게 좋지 않을까?"


"노트북 들고 올게"





민기가 핸드폰을 두고 잠시 나간사이 민기의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그냥 두려는데 쉬지않고 울려대서 확인해보니 주소록에 없는 번호였다.



"네"


"............................."


"여보세요?"


"아~! 김종현??"


"누구시죠?"


"하하하 나 곽영민. 아까 점심즘 만났잖아. 근데 이거 최민기 핸드폰 아냐? 이상하다 이번호 맞는데"


"끊겠습니다"


"어어 야!! 끊지---"


뭐라고 하는걸 끝까지 듣지않고 끊어버린뒤 차단을 걸었다. 분명 차단 했다고 했는데. 마침 들어오는 민기에게 물었다.


"아까 그 미친놈 전화번호 차단했다고 안했어?"


"응 했는데"


"지금 전화왔어"


"헐.뭐야 차단목록 봐바"




기존에 차단되어있던 번호 말고 새로운 전화번호로 전화한거였다. 그리고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차단목록이 11개가 될때까지 곽영민은 계속해서 연락을 해왔다. 민기는 스토커라며 치를 떨었다.

그래도 전화를 무시하자 또다시 학교앞으로 찾아왔다. 쟨 대체 왜 꼭 점심시간에 맞춰오는거야?

그리고 왜 꼭 황민현이랑 같이 있을때 오는거지. 시끄러워지게.



"와우~ 얘 또와써 또와써 대박"


민현이는 역시나 깐죽거렸고 내가 답답하다는듯 말하자 곽영민은 격하게 반응 했다.


"그얼굴로 스토커인건 얼굴한테 너무 미안하지 않아? 가만 있어도 좋다는 사람 많을거 같은데. 

왜 싫다는 사람을 스토킹 하고 그러나"


"wow. it's me? no no no. i'm not stalker. 당황시키지마 .영어 튀어 나와! 그러게 나정도 되는 미남을 왜 거절하는거야?사귀자는거 아니고 데이트 해보자는거라고! I'm not understanding"


"애인 있다는데 왜 안믿는거야?"


"비지니스 커플? 그건 애인이 아니잖아?"




자기할말만 해대는 곽영민을 보다가 민기는 짜증이 났나보다. 말투가 또 사나워 졌다.



"내가 내입으로 비지니스 커플이라고 했었나? 애인맞다고 했는데 안믿고 덤벼드는게 스토커야. 마지막 경고야 한번만 더 눈앞에 나타나면 니인생을 좆같이 만들어 주는 수가 있어. 니친구라는 놈한테 물어봐. 내별명이 왜 예또인지!"


"말이 너무 빨라 못알아 듣겠어. 뭐라고?"


"쫑아. 나 오늘 일칠거 같아"


"안돼 민기야~내가 할게 내가~~우리 민기 속상하면 안대는데~~야 김종현 뭐해~ 민기 화났자나!"




총체적 난국이다.

곧 터지기 직전인 민기부터 달래야 했다. 근처 자주 가는 카페로 민기와 황민현, 잘생긴 미친놈까지 모두 이동했다. 민현이가 초코푸딩을 전투적으로 퍼먹고 있는 민기옆에 찰싹 붙어서 되지도 않는 애교를 부리며 화를 풀어 주는건지 돋구고 있는건지를 보다 잘생긴 미친놈 곽영민에게 말을 붙였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민기랑 나 비지니스 커플 아니야. 실제로 사귀고 있어. 본인도 보면 알겠지만..민기가 사람들한테 많이 치이는 편이라서 말이야. 이제 그만 해줬으면 좋겠어. 민기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해 "


"what the fuck? 그럼 소문은 왜 그렇게 난거야? 좋아. 공주님이 스트레스 받는건 나도 원치 않아. 귀찮게 안할게. but! Give me a chance. I resent the fact(나도 억울하다고) "


"뭐래 이자식아 니가 억울할게 뭐있어"


"많은걸 바라는게 아니라고. Just Friends ok? 거기서 부터. 너에게 아직 관심있으니까. 이정도는 내게도 줘야지. 오늘은 여기까지. 더있어봤자 미움만 받을거 같으니까  bye. 다음에 또 만나 baby"




곽영민이 자기할말만 쏟아내고 사라지자 이제 좀 덜하려나 싶어 한숨이 나왔다. 한숨을 푹 내쉬며 얼음이 다 녹아버린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눈을 떼자 계속 웃는 낯 이던 민현이 얼굴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자~미친놈 하나는 얼추 해결된거 같고. 이젠 내가 들을 말이 남은거 같네? 진짜로 사귄다는게 무슨말이야 김종현."









by.렌제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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