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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이 파티쉐의 길을 걷게 한. 어쩌면 종현의 첫 스승은 옆집에 살던 크리스티나 할머니였다. 종현이 16살때까지 살았던 단독주택 옆집에 살던 크리스티나 할머니는 그 옛날 한국전쟁에 간호사로 파견을 왔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눌러앉은 특이한 케이스 사람이였다.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셔서 홀로 살던 크리스티나 할머니의 유일한 취미는 달콤한 과자를 구워 동네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것이였다.

어릴때부터 종종 할머니에게 간식을 얻어먹던 종현은 커서도 크리스티나 할머니의 간식을 좋아해 할머니를 찾아가곤 했다.

간식을 얻어먹으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점점 노쇠해지는 할머니 곁에 가족이 없어 혹시나 하는 걱정에서였다. 어릴때부터 종현을 봐온 할머니는 종현을 친손자처럼 예뻐하였고 종현도 할머니를 잘 따랐다.


그러다보니 언제나 과자나 빵을 굽는 할머니 옆에서 어느샌가 종현도 함께 할머니를 도와 과자를 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네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노인정에 선물을 보낼때 크리스티나 할머니 대신 심부름을 하곤 했다.


어느날인가 종현은 할머니에게 물었다. 왜 과자를 굽냐고. 그저 별것아닌 지나가는 질문이였다. 크리스티나 할머니는 자상하게 웃으며 종현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얘 아가. 있잖니 달콤한 과자에는 믿지 못할 힘이 있단다. 손바닥 보다도 작고 먹으면 사라져 버리는 이 작은 과자하나가 너와나를 이렇게 친하게 만들어 주었잖니? 이세상 모든것에는 그렇게 모두 각자의 힘이 깃들어져 있단다. 그것이 따듯한것이든 차가운 것이든 혹은 부드러운 것이든 날카로운 것이든 그것들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친단다. 언젠가 네가 나에게 말했잖니. 할머니의 과자를 먹으면 기분이 따듯해 진다고.} 


{맞아요.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과자는 먹고 나면 항상 포근한 기분이 들어요. 그럼 그건 할머니의 힘인건가요?}


{호호호호. 그래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건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힘일수도  있겟구나. 내 마음이 담긴 과자를 먹고 네가 포근한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면 난 너에게 작은 행복을 가져다 준 힘을 가진것이 아니겟니? 아가. 너에게도 그런힘이 있을거란다. 네가 네안에 있는 힘을 찾아 내어 누군가에게 행복을 나누어 줄수 있는 따듯한 아이가 된다면 참 행복할것 같구나. 호호호}



할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한것도 돌아가신 할머니를 발견한것도 가족들에게 연락을 한것도 모두 종현이였다. 할머니는 바쁜가족들 대신 항상 자신과 함께해준 종현에게 작은 선물을 남겼다.



{아가. 네가 이걸 볼때쯤이면 내가 직접 전할수 없을지도 몰라서 이렇게 편지로 남긴다. 종달새 마냥 내게 찾아와 항상 지저귀다 가던 네 덕에 이 할머니는 외롭지 않았단다. 날 행복하게 해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내가 네게 과자를 구워 준것이 네게 행복을 주었다는 말에 난 믿을수 없을 만큼 행복했단다. 피는 통하지 않았지만 넌 내게 가족이였단다. 이 할머니가 너에게 줄수 있는 마지막 선물은 무얼까 고민해 보았지. 넌 네생각보다 훨씬 큰 재능을 가지고 있어. 네가 행복해 질수 있는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 언제나 널 사랑하는 크리스티나 할머니가-}



15살의 종현은 크리스티나 할머니를 도와 과자를 굽기 시작했었고 동네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노인정에 선물하면서 크리스티나 할머니가 느꼇던 행복이 무엇인지 조금씩 동감해 갔다. 스스로도 제가 만든것을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행복한 기분이 들고는 했다. 종현은 그런것들을 크리스티나 할머니에게 이야기 하곤했다. 행복한 기분이 이런거냐고.


크리스티나 할머니는 종현에게 미국에서 유명한 요리학교에 입학할수 있는 추천서와 장학금을 남기고 돌아가셧다. 그리고 종현은 크리스티나할머니의 유언대로 가장 행복한 길을 찾아보기 위해 어린나이에 유학을 선택하였다.





종현은 그뒤로 한번도 제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살았다. 스스로 결정했고 길이 틀렸다면 그에 대한 댓가도 감당하며. 스스로 조금씩 성장해가며 크리스티나 할머니가 보셧다면 기특하다 칭찬할만한 모습으로 잘살고 있다 자부했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자신이 길을 잘못 선택한것은 아닌가 고민에 빠졌다. 2주전 어느날 엄청나게 큰 캐리어 가방을 끌고와 블루베리 머랭파이를 먹고 갔던 여자는 어째선지 매일 가게에 오기 시작했다.


오전에 민기가 가게에 들러 디저트를 먹고 작업을 하다가 사라지는 1-2시 사이쯤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디저트를 먹고 갔는데 처음에는 하나씩 먹던것을 삼사일째부터는 두개씩 먹더니 일주일이 지난 후부터는 배가 부를때까지 주문하여 먹기 시작했다.


비단 가게에서 먹는것 뿐만이 아니라 포장까지 해간다는 얘기를 민현에게 들었을때에는 그저 디저트를 좋아하는 구나 정도였는데 2주정도가 지난 오늘 우연찮게 퇴근길에 마주한 그여자는 여전히 작고 눈이 커다랬으면 살이 붙어 땡글땡글해진 햄스터 같아졌다.


그리고 그 땡글땡글해진 여자는 종현을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시작했다. 너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여자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민현을 쳐다보았지만 민현도 난감하다는 제스처만 보여왔다. 종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여자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차가운 초겨울 바람은 쌀쌀했지만 시원했다. 마당에 꾸며놓은 작은 정원의 테이블에 앉혀 두고는 민현이 가져다 주는 따듯하고 달콤한 밀크티를 쥐어주자 여자는 울면서도 컵을 놓지 않았다.


울만큼 울었는지 팅팅부운 눈으로 그여자는 종현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게 다 디저트 때문이에요!!! 보여요 지금 내가 살이 찐거!? 이거 어쩔거에요!!!옷이 작아서 맞지가 않는다구요!!!엉엉엉 어떻게 디저트를 그렇게 맛있게 만드는거죠!? 대체 왜그랬어요!!!!!"


여자는 말하다 또다시 서러워하며 울었다. 종현의 입장에서는 당혹 스럽기 그지없었다. 누군가 제가 만든것을 먹고 맛있다고 얘기해 주는게 좋았다. 자신이 크리스티나 할머니의 과자를 먹고 느꼇던 포근함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얘기를 들을때마다 행복했다. 

왜 맛있게 만드냐고 화를 내는사람은 당연코 처음이여서 종현은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라 당혹스러웠다. 종현이 아무말도 없이 그저 가만 보기만 하자 여자는 억울했는지 더 크게 울었다.



여자는 말없이 울어제꼇고 종현은 그앞에 앉아 아무말도 할수없어 그저 묵묵히 우는 그여자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참후 다울었는지 여자는 눈물을 닦아내더니 당당하게 디저트를 요구했다. 울어서 배가고프다는 이유였다.


"살찌셧다고 화내시면서 다시 찾으시면 제가 드려야 하는건가요..말아야 하는건가요"


"공짜로 달래요!? 사겟다는데 파셔야죠!"


여자가 성을 내며 묻자 종현은 머리가 아파왔다.


"그리고 나서 다드시고 다시 화내실거구요?"


종현의 질문에 여자가 말문이 막힌듯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다시 성을 내었다.


"그..그건 내가 결정해욧! 빨리 줘요 타르트!"


종현이 여자의 말에 할말을 잃어 가만 쳐다 보고 있을때 뒤에서 뜬금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오후만 되면 연락이 안되고 갑자기 살은 찐다 했다. 한유정.......너 여긴 어떻게 알았어!!!"


"헉.......서...선생님......................."



민기가 작고 동글한 여자를 유정이라 부르며 화를 내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민기를 보며 질겁하고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종현은 어째선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것만 같아 머리가 아파왔다.


"설명해 제대로!"


"............................."


"한유정.......이번작업 너한테 안맞긴다?"


"와....선생님 그건아니죠!!! 제가 선생님 책을 몇권을 만졌는지 아세요! 저한테 어쩜 그래요!"


"그래 알지. 근데 지금 횡포부리고 있는것도 봐줘야해?"



유정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가 이내 뻔뻔한 얼굴로 사실대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실은..2주전에 들어오자마자 김종현씨 보려고 가게에 왔는데 뭐..얼굴은 봐줄만 하길래 선생님이 칭찬한것마냥 잘만드나 싶어서 파이를 주문햇더랫죠? 근데.....젠장맞을! 너무 맛있잖아요!? 아시죠 선생님! 제가 얼마나 힘들게 살을 뺏는지! 한개는 두개가 되고 더는 참을수가 없어 요즘 모든 끼니를 타르트로 떼웠더니 역시나 살이 쪄버렸어요! 흑 저 어떻게해요 선생님?"


"..............................."


"..............그럼 2주전에 가게와서 진상부린것도 나 괴롭히려고 그런거에요?"


종현이 묻자 민기가 유정에게 눈을 흘겼고 유정은 종현을 흘겨 보며 성을 냈다.


"그런건 좀 둘이 있을때 얘기하죠!? 선생님한테 이르는거에욧!?"


"종현씨..미안해요..유정이가 좀..그런면이 있긴한데..여기서 이렇게 폐를 끼치고 있을줄은 몰랐어요"


종현은 민기가 차마 다 설명하지 않아도 그런면이 어떤건지 알것만 같았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둘이 처음만난것도 평범하진 않았을거 같은데..맞죠?"


"헐. 선생님 애인 디저트만 잘만드는지 알았더니 눈치도 짱빠르네요"


한마디 보탰다가 민기에게 째림을 받은 유정은 굴하지 않고 다시 입을열었다.


"사춘기의 끝에서있을때 선생님 첫번째 소설을 보고는 쫒아다녔어요. 제자로 받아달라고"


종현은 갑자기 머리가 띵해왔다.


"민기씨 첫소설이면..22살때 아니에요?"


"맞아요. 나 22살때 출간했고 그때 유정이가 17살이던가..18살이던가 그랬을거에요. 그때는 나도 첫소설을 출간한 상태라 뭐 조수같은거에 대한 개념자체도 없었는데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왠 꼬마아가씨가 계속 싸인받고싶다고 연락해 온다고. 그래서 싸인을 보내 주었더니 그뒤엔 출판사에 출퇴근을 하더래요. 자기를 내 조수로 쓰게 해달라고"


"고등학생이요?"


"네.. 출판사에서는 그냥 열성팬 정도로 생각하고 두번째 소설이 나올때 그냥 알바로 써주는게 어떻겟냐 해서 오타나 골라봐라 하는 마음에 승낙했다가 연이닿아 지금까지 도움을 받고있죠"


"학교는요?"


"학교다닐때는 병행하면서 할수 있는만큼 하고 안될땐 말고요. 내가 책 내는 텀자체도 길어서 어쩌다 보니 유정이 방학이 자주 끼었어요"



종현과 민기가 대화하는 틈을타 유정은 어느새 새 디저트를 민현에게 받아내었다. 


"유정아.....너 살찌면 스트레스 받아 할거면서 정도껏먹지. 오늘도 이미 충분히 먹은거 같은데"


"선생님....제가요...선생님의 사랑을 너무 함부로 반대한것 같아요. 파티쉐님이랑 오래도록 사랑해주세요. 전 이 디저트를 놓칠수 없을거 같아요"


양볼에 타르트를 가득 담고 우물거리며 말하는 모습이 정말로 햄스터 같았다. 종현은 그제서야 유정의 지난 행각이 기억났다. 그런데 하고있는 행동을 보자니..어쩐지 큰오빠 뺏긴 동생 같은 행동이였을거 같아 그냥 넘어가자 싶어졌다. 이제와 따지면 무엇하리.종현은 민기의 손을 잡아끌어 쥐고는 빙긋웃으며 물었다.


"초고 작업 끝났다더니 그럼 유정씨가 오타 보는 중인거에요?"


"네 초고수정 끝나면 퇴고 시작하려구요. 끝나고 나면 출판사 넘길거에요"


"난 그전에 안보여줄거에요?"


"안되요..부끄러워요.."



민기와 종현이 핑크빛 기류를 뿜어내자 유정이 중간에 끼어들었다. 


"파티쉐님. 잠시 잊으신것 같은데 수정작업은 제가 하고있습니다"


"살찌면 스트레스 받아 한다면서요. 민기씨가 걱정하니까 꿍꿍이는 넣어둬요. 그리고 민현이한테 얘기해둘거에요. 내일부터는 타르트 두개이상 안되요 너무 많이먹으면 건강에도 안좋아요"


종현이 내뱉자 유정이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쳐다보았다. 그걸보자 종현이 왠지 괴롭히고 싶단 생각이 들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실제로 보니까 나 쓸만한놈 같아요? 유정씨가 꼭 봐야한다고 했다면서?"


유정이 입으로 가져가던 포크가 딱 멈췄다. 종현은 그제야 왜 유정의 행동들이 눈에 익었는지 알것같았다. 민기의 옆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비슷한 부분들이 꽤 눈에 띄었다. 종현은 터질거같은 웃음을 참아 내었다.






by.렌제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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