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의 질문에 민기는 화를 내며 베게를 집어 던졌다.


"할거 다한뒤에 그런걸 물어보는 법이 어딨어요!? 뭐라고 대답 하라고!"


"그래야 딴소릴 못하니까. 그리고 나 아직 할거 다 못했는데. 이제 하려고 허락받는건데"


뻔뻔한 종현의 대답에 아직 다 못한것에 뭐가 포함 되어 있는지 민기는 차마 물을수 없었다. 상상하는것만으로도 얼굴이 타오를거 같아 집어 던진 베게를 다시 가져다 얼굴을 파묻었다.


"대답 안해줘요?"


"..............해요....연애......"


"그럼..나 이제 공식적으로 민기씨의 일상에 참견할 자격 있는거에요"


"이미 할만큼.. 하고 있잖..아요....."


"아뇨. 아직 시작도 안했어요. 자요.내일 비행기 타려면 일찍 일어나야해요"


종현은 선언하듯 뱉어내고는 잠들었다. 민기는 말똥한 정신에 두근거리는 심장을 잠재우느라 베개를 꼭 쥐고 눈을 감았다. 종현과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요 4일동안 민기는 묘하게 풀어진 자신의 모습을 알면서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큰편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유난히 종현과 있으면 민기는 제안에 숨겨져 있는 모습들이 밖으로 많이 표출되고 있다는걸 느꼇다. 종현이 민기의 숨겨진 모습들까지 꺼낼수 있을만큼 민기는 자신이 종현을 너무 좋아할까봐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종현은 민기에게 긍정의 대답을 이끌어 낼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어 결국 민기에게 답하게 만들었다.


만약 민기에게 도망갈 틈이 보였다면 겁이 많은 민기는 언제든 도망칠수 있게 눈치보며 한발짝 물러날 준비를 했을 테지만 민기는 종현이 제게 이렇게 대놓고 연애하자고 할줄도 몰랐고 말로 하기전에 제마음을 숨겨보지도 못하도록 못부터 박아 놓고 얘기할줄은 더더욱 몰랐다. 종현은 민기를 가장 똑똑한 방법으로 제게 끌어 당겼다.


민기도 이런식으로 자신을 이끌어낸 종현에게 감탄하면서도 조금 겁이 났다. 감당할수 없을만큼 좋아질까봐.










민기는 따끔한 감각에 눈을 떳다. 흐릿한 시야에 눈을 껌벅이며 촛점을 잡자 목덜미에서 또다시 따끔한 감각이 느껴졌다. 제옷속으로 들어와 쓰다듬는 손길과 함께.


"종현씨..손.."


"벌써 깻어요?"


벌써라니..무슨짓을 하려고 했길래. 민기가 인상을 쓰며 몸을 돌리자 종현이 민기의 입에 입술을 부딧쳐 왔다. 입술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축축한 혀가 민기의 입속을 헤매는 동안 엉큼한 손이 민기의 아랫배를 타고 내려갔다.


"그..그만.."


"왜요"


민기가 못만지게 하자 불만에 가득 쌓인 눈으로 저를 내려다 보는 종현을 민기는 겨우 밀쳐내어 옆으로 빠져나왔다.


"씨..씻으러 가요.빨리.."


민기는 제 자신의 신체변화를 숨기고 싶어져 종현을 떼어내려 했으나 눈치가 빠른 종현이 떨어져 나가줄리가 없었다.


"지금 꼬시면 넘어올거 같은데. 내가 왜"


얄미운 종현의 대답에 민기는 울고싶어졌다. 아직 모든게 부끄러운 자신과는 다르게 종현의 능숙함은 민기에게 원하는걸 순식간에 다 받아낼것만 같아서. 이렇게 개다래 나무앞에 고양이마냥 풀어져서는 종현이 해달라는대로 다해줘도 되는건가 걱정반 자괴감 반. 그런 민기의 고민을 아는건지 어쩐건지 흘겨보기만 할뿐 대답을 안하는 민기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일어났다. 한마디는 꼭 덧붙이며.


"흐음..서울 올라가서는 안봐줘요"








짧았던 여행은 많은걸 바꾸어 놓고 일상으로 되돌아 갔다.

여전히 민기는 오전 11시쯤이면 Pink Forest로 출근하며 아침대용으로 먹을 디저트와 차를 시키고 두어시간 작업을 하다가 되돌아 갔다.

종현은 여느때 처럼 디저트를 민기에게 가져다 주었고 작업실로 들어가 오후 티타임때 내놓을 디저트를 만들었다. 오후가 되면 재료 공수를 위해 퇴근한뒤 외근을 끝내고 나면 집으로 돌아갔다.


조그마한 변화라면 종현이 퇴근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횟수보다 민기의 집으로 퇴근하는 날이 더 많았다는 것과 벨을 누르지 않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선다는것. 그리고 둘사이에 인사가 키스로 시작한다는 것 정도 였다.


"아 그만..잠깐만요..!!아 옷벗기지 마요!"


종현이 미간을 좁히자 민기가 서둘러 풀어 헤쳐진 셔츠를 다잡았다. 민기는 평소 셔츠를 즐겨입던 자신의 옷취향에 대해 요즘 매우 후회중이였다. 벗기기가 이렇게나 편한 옷이였다니.

민기는 요몇일 더 농밀해진 종현의 스킨쉽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제주도에서 돌아온 후 종현은 한동안 가벼운 스킨쉽이나 키스외 민기가 부담스러워 할만한 그 어떤것도 하지 않았다.


민기가 종현의 스킨쉽에 익숙해져 가고 키스를 해도 부담없이 받아들일즘이 되자 종현의 손이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했다. 보통 종현이 퇴근하여 제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서재방에서 주로 작업을 하고 있는 민기는 최근 몇일 종현이 퇴근하면 달려들어 옷을 벗기고 있다는걸 깨닳았다. 


분명 언제나처럼 다녀왔다고 인사한뒤 가볍게 키스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종현이 입술을 떼고 나면 언제 벗겼는지 셔츠가 반쯤 풀어헤쳐져 있거나 제 목덜미에 입술을 묻고 옷을 벗기고 있기 일수였다.


종현이 키스해오는 것도 만져오는것도 물론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서 문제였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퇴근 후 거실에 앉아 노트북으로 작업하고 있던 민기에게 가볍게 키스했을때 까지만 해도. 그날따라 종현은 한번의 키스로 끝내지 않았고 민기는 최근 종현의 스킨쉽에 익숙해져 입을 맞춰오며 제 허리를 쓰다듬어도 목덜미를 훓어도 그냥 그려려니 했다. 


오히려 작은 흥분감을 일으키는 손길을 즐기기까지 했다. 종현이 입술을 떼어내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셔츠 단추를 풀러 내어도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 민기의 몸을 탐하던 손이 분홍색의 작은 돌기를 건드리자 민기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일순간 둘의 행동이 멈추어 졌다. 


둘은 어색하게 몸을 떼어내었고 그렇게 지나가는듯 햇지만 종현이 그다음날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민기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옷만 벗기는 게 아니라 당연히 민기의 입에서 흐르는 신음을 듣겟다는 일념으로 집요하게 만지기 시작 했다는게 문제. 처음 두어번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그이후에는 민기도 싫지 않아 그냥두었는데 그렇게 몇일이 지나자 종현이 바지버클을 풀러오기 시작했다.




"나 성인군자 아니라니까"


"누..누가 성인군자 하래요?아니.. 그게아니라!"


종현이 뚱한 표정으로 민기를 바라보자 민기가 벌개진 얼굴로 종현의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아직 준비가.."


"못기다리겟어요. 하고싶어. 끝까지 않할게요. 만지기만 할게"


"아니!!!그!!쫌!!잘 기다려 주다가.. 왜 한번씩..숨도 못쉬게 달..려드는거에요.."


"지금까지 잘 참고 있잖아요. 나 요즘 해탈할 지경이에요. 눈앞에 있는데 원하는만큼 만지지도 못해. 끝까지 욕심을 채우는것도 아니고. 내가 요즘 밤마다 무슨꿈 꾸는지 알아요? 꿈에서 매일 민기씨 덥치고 있어요"


"어............그.................."



꿈에 자신을 덥친단 말에 민기는 말을 더 이을수가 없었다. 어쩐지 최근들어 민기의 집에서 잠들지않고 꼬박 제집으로 돌아간다 했더니 그게 절 덥칠까봐 조심하는거였나 보다. 민기는 미안한 마음에 그냥 종현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할까 고민했다.


"어..그........"


"민기씨 나 지금 진짜 못참겟다니까"


종현이 더는 못참겠다는듯 민기가 그러쥐고 있는 셔츠 자락을 풀어 헤쳤다. 그러자 민기가 빽하고 소릴 질렀다.


"안돼요!! 유정이가 못하게 하랬단 말이에요!"


"........뭐..?"


"아..........................."


종현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었고 민기는 잘못 놀린 제입을 꼬매버리고 싶어도 어찌할수가 없어 안절부절 못했다. 그러나 민기를 잘 아는 종현은 순간 오르는 화를 꾹 참아 낸후 민기의 셔츠 단추를 두어개 채운뒤 말했다.


"나 지금 화났어요"


민기는 차마 뭐라 변명도 못한채 종현이 하는대로 가만히 있었다. 종현이 눈을 감은채 한참이나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하나도 빠짐없이 있는 그대로 전부 얘기해요. 안그러면 화낼거 같으니까. 속일 생각은 아예 하지 말고"


민기는 떠듬떠듬 종현의 눈치를 보며 말을 시작했다.


"어...그게...제주도..다녀와서 작업 시작하려고..유정이한테 전화를 했다가..스케쥴 잡으면서..그..종현씨..얘기도 하게됐는데..근데 음..유정이가.. 절 오래 봐왔다 보니까..남자는 다 늑대라고..좋아도 원하는대로..다 해주면..안된다고 그래서.."


"................"


"어..내가 누구랑 연애를 해본것도..처음이고..남자랑 사귀게 될줄은..생각도 못해..봐서..그..너무 아무것도 모르고..있으니까..유정이랑 같이..자료 찾아보고 그러다가..그......."


민기는 차마 말을 이어 할수가 없었다. 연인을 앞에 앉혀 두고 하기엔 너무 민망한 얘기였다.


"속이는것 없이 전부 다"


 싸늘히 가라앉은 종현의 목소리에 민기가 움찔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남자들은..어떻게 하냐고..물어봤다가..유정이가 안된다고..그래서.."


"하?"


"....................말해야해요?..나 챙피한대.."


"들어야 겟어요"


"하......유정이 말로는 제가 분명 몸을 내어줄거 같은데.. 내어주는 사람은..준비해야 할것도 많고..그..혹시 하다가..위험할수도 있으니까..기초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종현씨도 공부를 하고... 해야하는거라고..해서.."


".................."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자기가 봐야겟..다고..막... 자기가 서울..오기 전까진..안된다고 화내서..그.."


".................."


"......................그..제가 하도 맘고생...하고 사는걸..많이 본애라서....."


"지금 나 화난건 알죠?"


"네...................."


"왜 화났을까요.."


"........................................"


종현은 두통이 이는듯 미간을 슬쩍 문질렀다. 저 깊은곳에서부터 끓어 오르는 분노와 짜증을 어떻게 갈무리 하고 민기에게 말을 꺼내야 할지 감도 잡히질 않았다. 종현은 한숨을 작게 뱉어 내고는 입을열었다.


"만기씨. 내가 전에도 말했는데. 이런건 누구랑 하는거라고 했죠?"


".............종현씨..랑요.."


"남녀간의 섹스랑은 다르니까. 궁금해 한건 좋아요. 우리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했다는거니까. 그럼 나한테 물어 봤어야죠. 나랑 할거 아니였나? 그여자랑 할거에요?"


"........................"


"나랑 알아봐야지 왜 그걸 그여자랑 얘기해요?"


종현은 대답을 원하는듯 질문을 하고 기다렸다. 민기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그...아무리 생각해도..종현씨는 경험이 있을거고..난 아예 없잔...아요..그래서..유정이가..너무 모르거나 못해도 싫어한다고..그래서........"


"하..굳이 내취향을 얘기해야 한다면 난 내취향대로 맞춰가는게 더 좋은데. 그것도 나한테 물어봐야죠. 왜 그여자가 하는말을 들어. 내취향은 나한테 물어봐야지"


민기는 종현이 맞는말만 하자 아무말도 못한채 손가락만 꼼지락 거렸다.


 "그리고 그여자가 뭐길래 나를 판단하고 말고 하지? 난 지금 민기씨랑 연애하는중 아니였어요? 왜 그여자 허락을 받아야 해.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너무 과한 참견 같은데 "


"......어........."


"그리고 가장 열받는건 민기씨가 그여자 말에 넘어가서 지금 날 거부했다는 거죠"


종현은 진짜 열받았는지 얼굴이 싸늘했다. 민기는 그 모습을 보고있자 마음이 급해졌다. 종현의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할지 몰라 안절부절 하다가 종현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솔직하게 사과했다.


"미안해요.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실증날수도 있다는 말에 겁나서 그랫어요. 화풀어요. 네?"


민기가 솔직하게 얘기하며 안겨오자 종현도 더 화낼수가 없었다. 종현은 유정이라는 그여자를 그냥 두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현은 가라 앉지 않는 화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품안에 안겨 있는 민기의 체향이 코끝에 계속 맴돌자 종현은 바짝 서있던 예민한 신경이 조금 가라앉는듯 했다.

종현은 민기의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리며 입을 열었다.


"민기씨.."


"네"


"그래서 많이 배웠어요?"


"...........어.............음........"


민기가 대답을 회피하며 조용히 종현의 어깨에 묻고있던 고개를 들어 눈치를 살폈다. 종현이 저를 바라보는 얼굴을 보니 아직 화는 안풀린듯 했다. 뭐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꼼지락 거리며 떨어지자 종현이 다시 물어왔다.


"그여자랑 공부했다며요. 그 공부는 우릴 위해 한게 아니였나봐?"


"...............어....나 일해야겟다......."


"왜 도망가요. 궁금한데. 무슨 공부 햇어요. 나도 배워야 한다고 했다면서요 그여자가. 나한텐 누가 알려주나"


도저히 대답할수 없는것만 묻는 종현에게서 도망가려 민기가 몸을 일으켰다. 종현은 민기가 일어나 도망가려 하거나 말거나 그저 민기가 하는데로 지켜보기만 했다. 순간 쎄한 느낌을 받은 민기가 멈칫하고 종현을 바라 보았다. 종현은 여전히 딱딱하게 굳어있는 얼굴로 민기를 바라보기만 했다. 민기가 도망을 가야하는건지 그냥 있어도 괜찮은건지 파악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서 종현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 민기를 빤히 바라보던 종현은 이내 표정을 풀었다. 삐딱하게 앉아 턱을 괴고는 종현은 평소보다 더 다정한 얼굴로 민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은 민기씨한테 과외 받아야겠네요. 잘부탁해요"






by. 렌제이의 사생활

렌제이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