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2019년 P대 연극영화과 졸업 작품 공연을 시작합니다. 첫번째 공연은........"


"시작한다"


"여기 최민기 출연 하는거 맞아?"


"맞다니까! 내가 출연 멤버 확인했어"






오프닝 공연을 맡은 우리 팀은 [슈퍼스타] 라는 뮤지컬 공연을 준비했다.민기가 배우로 설거라 많이들 기대했었겟지만 배우로 선건 민현이였고 민기는 기획을 맡았었다. 연출 및 출연진 이름에 민기의 이름이 올라와 있자 소문을 듣고 찾아왔던 사람들은 무대에서 민기가 보이지 않자 다들 당황 했다.


처음 졸작을 준비할떄 배우로 서지 않겠냐는 팀원들의 질문에 민기는 자신은 기회가 많으니 무대에서 조명 받는 자리는 다른 동기와 후배들에게 주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대신 한번쯤 자신의 기획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며 자신이 무대 공연을 기획 해보겠다고 도전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해내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올즘 우리는 졸업을 했다. 민기는 계속해서 연기를 위해 오디션을 보러 다니거나 캐스팅 미팅을 했고 나는 그동안 방학때마다 현장알바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교수님에게 인정받아 교수님이 3년만에 준비하는 영화연출팀에 이름을 넣을수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꽤 큰 의미였는데 최교수님의 영화를 보고 영화감독의 꿈을 꾸면서 수많은 방법 중에 꼭 한번만이라도 최설록 감독의 영화에 직접 참여하여 현장 팀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


단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연출팀 막내로써 최설록 교수가 아니라 최설록 감독님으로 부터 배우고 내것으로 만들어 가던 사이, 민기 역시 바빴다. 졸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민기는 발성에 문제를 느끼고 연극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연극무대를 해본적이 없는 민기는 또다시 제일 단역부터 시작했다. 아무런 불만도 없이. 민기는 연기와 관련된 활동을 주로 했다.


막 뜨기시작했을때 대형 생방송 사고를 내었기에 기획사에서 조심하는것도 있었지만 민기 본인이 연기만 하길 원하기도 했기 때문에 다른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다. 꾸준하게 단역이든 조연으로 나오는 민기는 사람들에게 점점 연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최민기의 이름이 올라와있는 작품은 재밌는 작품이라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비중이 큰 작품에 오디션을 보러 갔다고 하면 다들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다.





민기와 나는  젊은 시절을 불태워가며 미래를 잡으려 노력하며 또한 서로에게 무심해 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둘다 시간이 일정치 않은지라 둘중 한명이 다른 한명에게 시간을 맞추기란 쉬우면서도 어렵기도 했다. 그랬기에 우리둘 사이엔 그리움이 항상 묻어 있었다.

이사하긴 했지만 여전히 같은집에서 함께 살았다. 같은집에 있지 않으면 만날 시간조차 부족 했기에 우리는 한집에서 마주치는 짧은 순간 조차도 소중했다.  


상큼하고 요정같던 어린 나이를 지나 20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자연스레 몸에 베어 나오는 농익은 요염함 과 요정같은 순수함이 섞여 민기만의 매력을 만들어 내었다. 비단 그건 내게만 작용한 것이 아닌지라 한 향수 광고에 그대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품절 상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 광고 촬영 당시 스텝중에는 내가 있었다. 


원하는 느낌이 나오질 않아 몇번이나 감독과 민기가 번갈아 가며 NG 처리를 하더니 1시간만 쉬자던 민기는 나를 끌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대기실에서의 우리 둘만의 휴식 아닌 휴식은 그후 단한번의 촬영으로 모두 만족할만한 장면이 나왔다. 

그이후로 민기는 남자가 가진 청순한 섹시미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어 한동안 광고계를 휩쓸었다.


우리는 그렇게  손가락를 얽어 잡은손을 놓치지 않고 따로 또는 같이 미래를 향해  계속 지치지 않고 걸어갈수 있었다. 졸업을 하고 바쁜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나는 드디어 내 첫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완성하기 까지 수많은 퇴고 작업이 있었고 민기와 수많은 대화를 한 끝애 만들어 낸 그것은 민기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우리의 첫번째 이야기. 첫번째 약속이였다.




[렌]





민기와 나의 첫 영화가 될 시나리오의 제목이였다.

시나리오를 수없이 퇴고하며 민기와 나는 이야기 꽃을 피우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 함께 퇴고 작업을 하다가 불이 붙어 손을 놓고 서로를 탐하며 보내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함께 달려가고 있었기에 우리는 급하지 않았다. 모든것을 함께 나누자 했던 먼 과거의 어느날 약속처럼 우리는 순간 순간의 모든것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드디어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던 날 밤. 어리던 그어느때 그랬던 것처럼 밤을 지새우며 서로를 탐하고 탐하다 지쳐서 기절하듯 잠들때까지 서로만을 마주 보았다. 민기의 27번째 생일은 그렇게 격정적이고 애절 했으며 애원 했었다.



최감독님에게 나와 민기의 첫 시나리오를 보여주었을때 민기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수 있었던 계기에 내가 있다는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걸 둘만의 이야기로 만들어 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난해한 내용이 투자를 받을수 있을것 같냐고 되물었다.


처음에 그 시나리오를 준비할때부터 투자를 받기는 힘들거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앞으로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을 모두 처리할 생각이였다.

부모님께 유산처리에 대한 허락을 구하러 미국으로 출국 할때 민기와 함께 할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었다. 민기의 가족은 이미 우리에 대해 알고 있었고 7년동안 함께한 사이란것도 알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 어떤 반대도 하지 않았으며 하지 않을거란것도 알고 있었다.

그건 아마도 민기가 처해 왔던 특수한 상황때문에 가능했다는것도. 평범한 한국의 부모인 내 부모에게까지 그걸 이해받을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혹여 민기가 내부모에게 비난이라도 받을까 걱정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자식을 향한 사랑은 가끔 삐툴어져 나가기에. 내가 겁먹어 고민할때 민기는 내손을 잡아 왔다.



"이 멍청이가 뭐라는거야. 반대하시겟지 당연히. 가서 내가 뺨을 맞을수도 있고  찬물세례를 맞을수도 있어.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욕을 들을수도 있고 더 나쁜말도 들을수 있고. 그렇지만 그순간에도 난 너와 함께 그걸 견뎌 내고싶은거지 내게 쏟아질 비난을 대신해 너혼자 온전히 받아 내는건 원하지 않아. 난 너를 사랑하는거지 네게 보호되는 공주님이 되고 싶은게 아니야. 날 보호하려고 하지마. 같이 가자. 나도 네옆에서 서있을게."



그날 우리는 미국으로 향하는 미행기 티켓 두장을 끊었다. 민기는 자잘한 스케쥴을 모두 정리하고 모든 일정을 비웠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 잘준비를 하고 있던 내손을 잡아 끌었다.


"원래는 멋진곳에 가서 내가 받았던 것처럼 나도 너한테 프로포즈 하고 싶어서 준비해뒀던 건데. 그때보다는 지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민기가 꺼낸 작은 상자에는 어떻게 보아도 웨딩밴드로 보이는 반지 두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6년 됐나? 일본에서 네가 나한테 프로포즈 해줬을때 정말 말로 표현 할수 없을 만큼 기뻣어. 그리고 지금까지도 손놓지 않겠다던 약속 지켜줘서 고맙고 그래서 난 너무 행복해 종현아. 내가 행복한 만큼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다음날 출국하는 우리의 왼손에는 나란히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미국에 도착해서 부모님의 집으로 가는 사이. 민기는 쉴새 없이 긴장했었다. 벨을 누르고 마중나온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민기를 소개 하자 어리둥절해 하는 부모님에게 차분하게 지금까지의 일들과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 했다.

두분 모두 할말을 잃어 했고 거실엔 침묵만이 감싸였다. 욕을먹거나 뺨을 얻어맞은게 아니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고민할때쯤 엄마가 일어나 차를 내왔다. 손님이 왔는데 정신이 없었다며. 

그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평생 비밀로 하고 살았을수도 있는데 왜 굳이 얘기했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생각했던것들을 얘기했다. 한참을 말없이 듣던 부모님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했다. 그러다 민기에게 질문이 갔다.


"민기군..은 종현이가 이런얘기를 하면 불편한 분위기가 될줄 알면서 왜 따라왔나요?"


"음..그래서 따라왔습니다."


"................"


"종현이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해서 부모님들께 어려운 숙제를 내드렸으니 속상하기도 하실거고 제가 어떤사람인지 왜 종현이가 제가 좋다고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실거고 또.."


"또?...."


"혹시라도 화를 못참으시면..."

 

"면...?"


"혼자 얻어맞는거보단 둘이 맞는게 한대라도 덜 맞게 할거 같아서요"



부모님은 황당한 민기의 대답에 할말을 잃으셨다. 그래도 그대답이 싫지는 않으셨던지 말을 무어라 더 말씀하시진 않으셨다. 분위기를 보던 민기는 말을 이었다.


"종현이가 이야기는 다 전한것 같고 어머님 아버님께서도 시간이 필요 하실거 같아서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일어나는 민기를 바라보던 부모님은 저녁이나 같이 먹자며 일어서셨다.

같이 저녁을 먹고 민기는 저녁식사에 대한 인사를 하고 부모님께 드리겟다고 준비햇던 선물을 건네고는 호텔로 돌아갔다. 민기가 돌아간 후에도 나는 부모님과 늦은밤까지 긴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아침 아침 일찍 집으로 꽃바구니 배달이 왔다. 민기가 부모님께 보낸거였다.


{저녁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언젠가 괜찮으시다면 정식으로 초대 받길 기다리겠습니다. -최민기 올림- }


민기의 메모를 보던 부모님은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한참을 눈을 떼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꽃은 거실에 장식되었다.부모님의 집에서 이틀을 더 머물었고 그동안은 민기에게 연락 하지 않았다. 


아직 온연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경이 복잡할 부모님을 위해서 였다. 부모님은 나와 민기가 조심스레 행동하는 모습 하나 하나를 지켜보고 계셨다.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부모님의 집을 나설때 선뜻 받아들여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믿고 얘기해줘서 고맙다 말하시며 민기에게 나와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셨다. 


언젠가 마음이 정리가 되면 초대 할테니 꼭 같이 와달란 말도. 해드릴수 있는건 두분을 꼭 안아드리는것 말고는 없었다. 호텔로 돌아가 서둘러 객실로 올라가자 방안은 엉망이였다. 초코푸딩들이 껍질만 남은채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었고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민기의 손에도 초코 푸딩이 들려있었다.

다가가 푸딩을 빼앗고 으스러지도록 꼭 끌어 안아 주었다. 마주안겨오는 팔에 힘이 없었다.


"이틀내내 푸딩만 먹었어?"


"긴장 안한척 했는데 아니였나봐. 나 아직도 심장이 떨려"


"고생했어. 연락 못해서 미안해"


"이렇게 돌아왔으니까 됐어"


민기는 깊게 숨을 들여 마시곤 이내 웃어 보였다. 잠도 자지 못했던듯 민기는 안아주자 곧 잠들었다. 꼬박 하루를 잠들고 일어난 민기는 다행히도 눈을 뜨자 밥을 찾았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일어서려는데 웨이터가 예쁘게 보이는 디저트 접시를 들고 왔다.


"That's not what we ordered."

(우리가 주문한게 아닌것 같은데요)


"It's a service for newlyweds. Enjoy your meal"

(이건 신혼부부들을 위한 서비스 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wow ...Thank you."

(와우..고마워요)


"Don't mention it. Congratulations on your wedding. Blessed"

(별말씀을. 결혼 축하드려요. 축복이 있기를.)



우리 손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센스 좋은 웨이터가 준비한 서비스 였다. 웨이터가 돌아가자 민기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미국에 올일이 있으면 꼭 이호텔만 이용하겟다며 웨이터의 팁을 얼마를 줄것인가 고민했다. 예쁜 디저트 사진은 민기의 sns 프로필에 올려졌다. 






by. 렌제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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