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가슴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네 쉿
분명 내 맘의 문을 잠가 놨었는데

뭐지 뭐지 두근대네
사랑이 걷는  발소리
이상해 분명 사랑 부른 적 없는데

어떻게 들어왔니 여기에
잠가 놓은 맘의 문을 어떻게
열은 거니,  설마설마설마 했는데

어쩐지 사랑일 것 같더라
어쩐지 혼자 같지 않더라
더더 큰일인 건, 내 맘 들어온 널
보내기가  싫잖아

어쩌지 사랑인 것 같아 나
어쩌지 자꾸 보고 싶어 나
너 너 반칙인걸, 몰래 들어온 너
사랑하고  싶잖아

내 맘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뭐 이렇게 된 거 사랑해야지
내 맘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나  오늘은 네게 고백해야지

-구구단(사랑일것 같더라)-














매일 아침 7시20분.

현관문을 열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

아파트 입구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우유 하나를 사들고 정류장앞에 도착하면 7시28분.

전광판에는 버스가 곧 도착할거라는 메세지가 떠있고 고개를 돌리면 내가 걸어왔던 방향에서 이어폰을 귀에 꼽고 핸드폰을 보며 네가 걸어오는게 보여.


편의점에서 사온 우유를 마시며 귀에 이어폰을 꼽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척 하고 있으면 내 옆으로 세걸음정도 옆에 서서 여전히 핸드폰을 보고 있을 너에게 온 신경이 몰릴때쯤 버스가 도착해.


버스가 서면 너는 무심한 얼굴로 날 지나쳐 먼저 버스에 올라. 그뒤를 따라 버스에타면 너는 항상 뒷문 앞자리. 난 항상 뒷문 맨끝자리. 몰래 보아도 들키지 않을수 있는곳으로.


짧기만한 5정거장. 네가 내리면 서둘러 따라 내려 . 매일 정류장에서 만나 같이 들어가는 네 친구들을 보고 짓는 네 웃음을 보고서야 나도 하루를 시작해. 너의 미소를 보았으니 오늘도 괜찮은 하루를 보낼수 있을거 같아. 고마워. 마음속으로 인사하면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대화하느라 느려지는 너의 옆을 스쳐 지나가. 우연히 나와 같은 샴푸냄새가 너에게서 풍긴날. 넌 모르겟지만 난 그날 하루종일 행복했어. 오늘도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숨기느라 발걸음이 빨라지네.




그거 알아? 우리의 유일한 접점은 입학식날 네가 나에게 빌렸던 차비 2천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도 같은 학교인지도 몰랐던 네가 나와 같은 교복을 입고 지갑을 놓고 왔다며 2천원만 빌려 달라고 했을때, 다음날 아침 나에게 2천원을 돌려주며 고마웠다고 미소지으며 날 스쳐 지나갔을때 그때였나봐. 


넌 그 짧은 대화로 내마음속에 들어왔는데. 우리가 함께할 접점은 찾아오지 않더라.

우리 3년동안 한번도 같은 반이 된적도 반이 근처인 적도 없었어. 유일하게 널 볼수 있는 아침 버스정류장. 그시간이 나에겐 너무 소중했어. 15분도 채 되지않는 그 매일의 잠깐이 너무 행복했어.  주말에도 학교를 나가고 싶을만큼.


가끔 복도에서 네가 스쳐지나갈때면 그날은 왜그리 손끝이 간지러운지. 한번 더 네얼굴을 보았다는 기쁨에 하루종일 웃음꽃이 얼굴을 떠나지 않았어.


넌 모르겟지만 내친구중에 네 친구랑 친한 친구가 있어. 아주 작은 접점이지만 난 그접점 덕에 너에 대해 알수 있었어. 네가 축제때 춤추는걸 보고 놀랐었거든. 너무 잘춰서. 내친구가 널 안다며 몇가지 알려줬을때 겉으론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지만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어. 


명찰에 붙어 있는 네 이름만 알았을뿐 아무것도 몰랐던 내게 네가 댄스동아리 부장이라는것과 대회에도 종종 나간다는것. 주변 학교에서도 유명하다는것 등등 내가 몰랐던 그런 소소한 얘기들이 나를 무척 행복하게 했어. 널 알고싶어도 알수가 없었으니까. 네가 춤췄던 노래를 찾아 보고 그사람의 앨범을 듣고 나혼자 뿐이지만 너와의 접점에 또다시 심장이 두근거렸어.


이때까지만 해도 난 그저 동경인줄 알았어. 중성적인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나에게 굵직한 선을 가진 잘생긴 네 얼굴은 부러움의 대상이였어. 항상 친구들의 중심에 서있고 그 가운데에서 빛이나게 웃는 널 보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굵직한 선을 가진 얼굴도 특출난 재능도 그걸 발현시키는 추진력도 그런것들을 아우러 모두의 중심에 서있는 리더쉽까지. 그런것들은 나에게는 없는 모습이라서. 부럽고 또 멋져 보였거든. 나도 너처럼 멋지게 빛나는 사람이 되고픈줄 알았어.


작년 축제 이후 네가 옆학교 퀸카랑 사귄다는 얘기를 누군가 너와 그아이가 키스하는걸 보았다는 소문이 나에게 까지 들렸을때 난 그날 집에가서 밤새도록 울었어. 그게 나였으면 해서. 너와 키스 한게 그아이가 아니라 나였으면 해서. 나조차도 눈치채지 못했던 내감정이 동경이 아니 였음을 깨닳았어. 내 첫사랑을 이런식으로 알게 될지도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마음을 전해보지도 못한채 끝내야 할줄은 몰랐으니까. 


전해볼수도 없는 감정이란걸 알아 채자 마자 그냥 내가 너무 불쌍해졌어. 남자로 태어난게 슬플 정도로 마음이 아팠어. 내가 여자였다면 너한테 말을 걸어 볼수도 있었을까. 네가 여자였다면 너에게 다가가 볼수 있었을까.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을 상상하며 내자신을 자책하고 책망했어. 


밤새 울며 수많은 가설을 세워보고서야 알았어. 네가 여자 였어도 내가 여자 였어도 난 너에게 다가 가지 못했을거야. 네가 너무 빛나서 차마 내가 가질수 없을 테니 그때도 이렇게 멀리서 널 지켜보는것 만으로 만족 하겠지. 그렇게 머리속이 정리되어 지자 그제서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 


너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널 좋아 한다고 해서 너에게 피해를 주는건 아니니까. 이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전할수는 없겟지만 그래도 계속 좋아해도 된다는게 나에겐 위안 이였어.

매일 아침 등교하는 너의 얼굴을 한번 훔쳐보고 너의 미소를 한번 보는걸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아로 새기고 스쳐지나가는 너에게서 퍼져 나오는 네 목소리에 혼자 조용히 행복해 해도 된다는걸.




다음날 눈이 퉁퉁 부은채 정류장으로 가서 걸어오는 널 바라보고 그래도 여전히 널 보는게 좋아서 

혼자 피식 웃음이 났어. 밤새 고민한게 무색하게 그저 네얼굴 한번 보는것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좋아 질수가. 내가 조절할수 있는 감정이 아니였는데 난 왜 밤새 쓸데없는 고민을 했을까.


난 여전히 7시 30분 네얼굴 한번 보는걸로 하루를 시작할 힘을 얻고 행복하게 보낼텐데. 네가 알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대수일까. 나역시 전할수 없는 마음이라는걸 아는데.


그뒤로 오늘까지 매일 매일 고마웠어. 내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할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어. 방학 때에도 아침 마다 마주 쳤을때 난 기적을 이룬것 만큼 기뻣어. 친구가 같이 다니자고 한 학원에서 너를 볼수 있었던건 정말 지금 생각해도 기적 같아. 우연이 우연을 만나 이루어진 작은 기적이지만. 나에겐 평생 쓸 운을 다쓴것 만큼 기뻣어. 그래서 남들은 힘들어서 운다는 고3 생활이 그만큼 힘들지 않았어.


이제 오늘이 지나고 나면 우리가 다시 만날 접점은 영원히 생기지 않겠지. 졸업을 하고나면 더이상 매일 너를 만나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던 이정류장에서 네가 오길 기다리는 시간은 찾아 오지 않겟지.


마지막이란건 언제나 아쉬움과 아련함이 가득 남는것 같아. 너를 더이상 보지 못한다는건 참 슬프지만. 언젠가는 겪을 일이라는걸 알고 있었으니까. 언젠가는 잊혀지지 않을까. 사라지진 않겠지만 추억속에서 먼지를 털어 꺼내었을때 여전히 아름다웠던 기억이길 바래.


내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게 아름다울 시절에 내 마음속에 와줘서 고마웠어. 앞으로의 내가 다시 이렇게 순수하게 온마음을 다해 좋아 할수 있을지 모르겟어. 나는 정말로 온마음을 다 담아 널 좋아 했어.

그래서 정말로 행복했어. 누군가를 그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도 행복해질수 있다는걸 알게 해줘서 정말로  고맙고 고마워.







7시28분.

네가 걸어 오는게 보인다. 아직 날이 추운데 따듯하게 입지. 오늘도 여전히 이어폰을 꼽고 무언가 보고 있구나.

마지막까지 아무런 말한마디 걸지 못하고 혼자만의 이별을 해야하는게 조금 속상하더라. 처음 깨닳았을때부터 각오했던 감정이지만 내인생에 다시오지 않을 이 감정을 이대로 혼자서 갈무리 해야한다는게 슬퍼졌어. 그래서 고민해봤어. 나중에 이추억을 기억에서 꺼냈을때 내가 씁쓸하지는 않게 너는 모르더라도 나혼자만이라도 내 첫사랑에게 마지막 인사쯤은 했다고 추억하고 싶어 졌어. 


어짜피 오늘이 지나고 나면 넌 잊을 그저 지나가는 평범한 하루중에 속하고 말테니까.

하나 둘 셋 .네가 내옆으로 세걸음쯤 떨어져 서니 우유곽을 잡은 내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게 느껴져.

후하. 깊은 심호흡을 하고 네앞으로 하나 둘 셋.


"저기......"


"?"


"미안한데 내가 지갑을 놓고 와서 그러는데 2천원만 빌려 줄래. 계좌번호 불러줘. 졸업식 끝나고 바로 입금해줄게. 지금은 핸드폰밖에 없어서"



혹시나 말하는 내 목소리가 떨릴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덜 어색했던거 같아.

대답을 기다리는 이 짧은 몇초가 왜이리 심장이 떨릴까. 지갑을 꺼내 돈을 빼내는 네 손가락 움직임 조차도 시야에서 놓칠까 떨리는 심장에게 참아 달라고 부탁해.


"고마워. 여기 계좌번호 적어줘"


메모장을 열어 건넨 핸드폰에 계좌를 입력하는걸 빤히 바라봐도 핑계가 필요하지 않아 좋다. 왜이리 빨리 적어. 좀더 보고 싶은데. 버스마저 때맞추어 도착하는구나.

도착한 버스에 네가 올라타는 뒷모습을 눈에 한번더 새길거야.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3년동안 네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어도 좋았어.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무얼 하는걸까 궁금했어.

짧기만 한 5정거장을 지나 네가 먼저 내리고 내가 뒤따라 내리고 나면 널 기다리고 있는 네 친구들과 마주 웃으며 걸어가는 널 보는것도 오늘이 끝이겟구나. 네가 친구들을 만나면 보이는 작은 미소가 좋았어.

언젠가 나에게도 저렇게 웃어준다면 참 좋겟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어.








"이로써 문정 고등학교 11회 졸업식을 마칩니다. 축하합니다"







졸업식이 끝난 강당. 저 멀리서 친구들과 기쁘게 웃는 널 다시한번 눈에 새겨넣었어. 짐을 챙기러 올라가자는 친구를 따라 발걸음을 떼야하는데 떼지지가 않네. 미련하게 널 한번이라도 더 바라보고 싶어서.




"야 최민기!! 아직 다 안챙겼어?"


"응. 너 먼저가 민현아. 나 좀더 정리 하고 내려갈게"


"알았어. 빨리와~"




짐을 챙기다 내려다본 창밖에는 니가 보이더라. 여기서 보면 보고있어도 안들킬테니까. 괜찮겟지. 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제서야 현실이 다가온다. 이제 진짜 안녕을 고해야 할때가 왔나 봐. 


핸드폰을 켜서 네가 적어둔 계좌를 확인하고 이체금액은 천원씩 두번.

보내는 메모에는



good-bye bye.

김종현.




안녕 내 첫사랑. 널 많이 좋아했어.

네가 앞으로도 빛나길 바랄게. 행복하길 바랄게. 고마웠어 내 첫사랑아.













민기는 [이체가 완료 되었습니다.] 라는 메세지 창이 뜨는걸 확인하고 핸드폰을 껏다. 

창밖으로 교문을 빠져 나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혹시라도 종현이 나가는걸 볼수 있지 않을까 하고. 아이들이 거의다 빠져나가고 뜸해졌을 때까지. 더이상 교문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때쯤 민기는 기대어 있던 창에서 고개를 들었다.

정리하다 만 짐을 마저 챙겨려 몸을 돌리자 문앞에 계속 찾던 얼굴이 기대 서있는걸 발견했다. 




"안녕. 혹시 집에 갈 차비는 안필요해?"






by.렌제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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