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은 느긋한 늦잠과 아점 그리고 게으름으로 보내는것 만큼 알찬건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문제는 내가 그걸 마음껏 즐기지 못한다는 거다.

현관 비번을 안알려주자 민기는 정말로 베란다로 오가기 시작했다.

그것도 이 즐거운 토요일 아침 9시부터 나를 깨우러 넘어 올줄이야. 혹시나해서 잠금쇠를 잠그지 않았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와서는 자는 날 깨웠다.



"베란다로 넘어오지말라니까. 그리고 지금 토요일 아침9신거 알아? 나어제 늦게잤어"


"머하다가?  난 어제 너무 일찍 잤어. 배고파 빨리 일어나. 밥먹으러가자"


"멀먹으려고"


"awesome 가자. awesome morning 세트가 너무너무 너어어무 먹고싶어"


"30분만 더자고 지금가도 오픈시간이라 기다려야해.."


"알았어. 나 게임할래"


"30분있다 깨워줘"


정말 못자서 많이 피곤하긴 했다. 눈뜨고 싶진 않았지만 그와중에 30분은 지난거 같은데 깨우질 않아서 이상함에 눈을 떠보니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었고 민기는 내옆에서 잠들어 있었다. 시간은 이미11시. 깨길 기다리다 잠든모양이다. 배고프다고 했는데..


"민기야 일어나 배고프다며"


"응..누우니까 일어나기 싫어..졸려어어"


졸려하니 더는 깨우지 못하고 자는모습을 가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뭐라고 좋지..조용하고 평화롭다. 이순간이 갑자기 못견디게 좋아졌다. 고른숨을 내뱉으며 잠든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았다. 아직 정체를 인정하지 못한 감정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순수하게 느껴지는 행복감을 있는 그대로 느껴도 죄짓는것 같지 않아서. 이순간이 너무 좋았다. 입가에 슬며시 저절로 미소가 걸리는걸 느꼇을때 민기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났다.


"몇시야???????awesome morning 세트!!!!!!!!!!"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을때가 아니야!!!빨리 일어나!!!!"




내가 눈떳을때 이미11시였다. 매일 12시까지 한정판으로50세트만 판매하는 브런치 메뉴가 12시반이 다된 이시간 까지 남았을리가 없다. 모닝세트는 못먹더라도 그냥 브런치라도 먹어야 겟다며 30분이나 기다려야하는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가 늦잠자서라며 오늘은 하루종일 날 뜯어먹겟다고 으름장을 놓는 우리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여기서 다 뵙네요. 선배님!"


"어..아 그때 그신입생. 안녕"




이래서 학교근처 유명한 식당은 오면 안되나보다. 민기가 아는척 인사하자 후배의 얼굴이 화사하게 웃음꽃이폈다. 아아..불청객 등장이네.




"이름 기억 안나시는구나. 최다은이에요.선배님들 점심드시러 온거에요?"


"응"


"대기중이신거에요?"


"응"



민기 대답이 응만 나오는걸보니 배고파서 기운이 없는듯 했다. 민기는 배고픈걸 잘 못참는데 그럴때 말을걸면 단답만 하고는했다. 이유를 물으니 대답할 기력이 딸려서. 다시 잠들긴 했어도 일찍 일어났으니 배가 많이 고픈가 싶었다.



"저희는 미리 예약해둬서 바로 들어갈텐데. 혹시 괜찮으시면 선배님들 저희랑 같이드실래요?"


"음........"


어쩐지 바로 대답하지 않는 민기 대신 내가 답했다.


"그래도 되겟어요? 민기가 계속 배고프다고 했거든요"


"그럼요! 되죠! 들어가요!"



민기와 식사하는게 기뻐보이는 후배가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것보다 배고파서 기운없어하는 민기가 더신경쓰였다.


"더 안기다려도 되서 다행이다. 내가 살테니까 먹고 싶은거 다시켜"


".................."



좋아할줄 알았는데 어쩐지 민기표정이 심통난것 같아보였다.






심통난줄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였나보다. 주문하고나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사람들이 요정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으로 급변했다. 상냥하고 다정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톤이 높고 가는 목소릴 느릿하게 낸다. 테이블에 턱을 괴고는 메뉴판을 계속 떠들어보는  그모습이 마치 기분좋아보이는 고양이 같았다. 


"주문하고나니까 기분나아졌어? 입꼬리 올라갔네"


"으흐흥~니가 사는거라 더신나지요~후배님들 많이 먹어요. 오늘 종현이가 사줄거야. 오늘 아침에 일찍 깨웟는데 안일어나서 모닝세트 놓쳤거든. 나 여기 모닝세트 완전~좋아하는데. 그래서 오늘은 종현이가 밥사기로햇어. 둘이 득템한거야"


"30분 있다 깨우라니까 같이 자놓고 내핑계만 대면 안되지"


"너 자는거 보니까 졸렸는걸?"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자그마한 머리통이 어깨에 기대져 왔다.

좀더 편하게 기댈수있게 자리를 좁혀주었다.


"두분 같이 사시나봐요?"


저번에 봤던 다은이란 후배 말고 동행한 다른 여자후배가 나에게 질문했다.


"아뇨 옆집살아요"


"아...그러시구나. 선배님들 신입생들 사이에서 되게 유명해요. 선배님들이랑 밥먹는것도 영광인데 사주신다니 저희 자랑하고싶어요~. 사진 찍어도 되요?"


"앗 유정이 너 종현선배랑 같이 찍고 싶어서 그러지! 선배님 유정이가 저번부터 선배님 멋지다고 그랫어요. 한장 찍어주세요~"



뭐라고 거절을 해야하나. 거절의말을 고르고 있는데 민기가 조용히 한마디햇다.


"안대요 후배님. 지금 종현이는 내 베게해주고 있잖아. 나 지금 꼼작도 안하고 싶어. 음식나오면 그거찍어서 올림 되겠다. 민기선배님덕에 얻어먹는중~해서. 내덕에 공짜로 먹는거야~"


민기는 말을 꺼낸 유정이란 후배를 빤히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지만 목소리는 그닥 다정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시달린 경험이 많은 민기입장에선 저 적극적인 후배들이 반갑지 않은 모양이였다. 민기가 안된다고 할줄은 몰랐는지 어색하게 웃는 후배들을 보고는 마주 웃어 주었다. 니네 좀 뻘쭘 하겟다 싶어서.



" 주문하신 브런치 나왔습니다. 어디로 놓아 드릴까요?"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민기의 접시를 받아 칼을 들었다.




"작게 잘라줘?"


"아니 배고파. 우걱우걱 먹을거야 크게크게"


"어머.....종현선배님이 민기선배님거 컷팅해주시는거에요?"


"민기가 이런걸 잘 못해서요. 칼질 가위질 같이 손으로 하는건 어설퍼서 혼자 하라고 냅뒀다간 오늘안에 못먹어요"


"우와~그렇다고 친구먹기 좋으라고 커팅까지 일일이 해주시다니 종현선배님 되게 다정하시네요~. 여자친구 한테 정말 잘해주실거 같아요~여자친구분 부러워요~"


"음..아닐걸요? 저 별로 다정한 성격이 아니에요. 여자친구한테는 이렇게 해준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어머 왜요?"


"해줄 필요를 못느껴서요"


"호..호호 그..그렇군요~"



대답하면서 깨닳았다. 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들과의 데이트에서 난 항상 챙김을 받는 쪽이였지 스스로 지금처럼 나서서 챙겨주거나 해본적이 없었다는걸. 민기를 만나기 이전의 일들이긴 하지만.




"선배님 근데 왜 존대 하세요~ 말씀 편히 하세요~"




아니 난 괜찮은거 같아. 너랑 친분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은 기분이랍니다. 유정 후배님.



"다음에 보면 그렇게 할게요"



대놓고 말할순 없으니까 싫다는말을 이렇게 돌려 하는수밖에.




대화가 오가는 사이 민기는 말그대로 열심히 우걱우걱 먹더니 배가 좀 채워졌는지 그제서야 접시에서 고개를 들었다.



"으~~살거같애~ 역시 이집 소세지랑 매쉬포테이토 최고야! 아 함박스테이크 먹었어야 되는데!"


"시간내서 다시오면 되지 뭐 더먹고 싶은거 없어? 미리시켜 먹다 끊기면 안먹을거잖아"


"음음~ 후식먹을래 뭐먹나~여기요~ 메뉴판좀 다시 주세요~"



민기가 카운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민기의 목덜미가 들어나 어제 저녁에 내가 깨물었던 자국이 보였다. 아직 자국이 좀 남아 있네. 그렇게 세게 안문거 같은데. 나만 발견한건 아닌지 이번엔 다은후배가 물었다.


"어라 민기선배님.. 목에 왠 상처가 났어요..?"


"응?아. 어제 김종현이 그랬어. 아직도 자국남았어? 이거봐! 자국 남는다니까"


"그러니까 비키랄때 비켰어야지"


"그렇다고 물어?니가 브라우니냐! 나 생딸기 아이스크림 먹을래. 더블로"


"후배님들도 후식 먹을래요?"


"저희도... 같은걸로요~근데 물었..?종현선배님이 민기선배님 목을... 물었..다고여?"



차마 말을 제대로 끝맺지 못하는 후배님들은 대답이 필요한것 같진 않았다. 무슨 상상을 하는지 얼굴이 벌개지는게 보일정도로 빨개졌다. 아니..그런거 아닌데요. 오해 말아요 후배님들.



"여기요~ 생딸기 아이스크림 더블 세개랑 아이스바닐라라떼 하나 추가해 주세요"


"난 왜 안보여 카메라로 찍어서 보여줘. 티많이나? 나 창피하게 이러고 돌아다닌거야?"



신경쓰이는지 자꾸 목덜미를 문지르는 민기의 손을 떼내고는 빨개진 살을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 문질러서 빨개진것 빼고는 상처가 남긴 했지만 이빨 자국처럼 보이진 않았다.



"보이긴 하는데.. 이빨자국으로는 안보여. 말해야 알겟다"


"아씨.. 나온김에 쇼핑할려고 했는데 어쩔거야!"


"괜찮다니까. 크게 티안나 후배님들 티 별로 안나죠?"


"......................."


"......................."


"대답 안하잖아!!!!!!"


"하하하하..밴드라도 붙일래?"


"야! 그게 더이상해!!!!"






후식을 다먹을 때까지도 후배님들의 정신은 안돌아오는듯 했다. 난 이때다 싶어서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며. 어버버 인사하는 둘을 두고 민기만 재빨리 챙겨 뒤돌아 나왔다.

민기 밥먹였으니 더이상 후배님들에게 민기 얼굴을 구경시켜줄 생각이 없었다. 목덜미가 계속해서 신경쓰이는지 자꾸만 만지작 대는 민기를 이끌고 밖으로 나오며 물었다.



"진짜 크게 티안나.너무 걱정하지마. 쇼핑하러 갈꺼야? 정 걱정되면 집으로 들어갈까?"


"알아. 아침에 확인 했어. 백화점가자 나 살거 있어"


"어?..어 가자"




뭐야. 알고 있었어? 알면서 왜 모르는척 한거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다. 











by. 렌제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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