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진짜 귀여워 진짜 잘생겼어
그러니까 여자들이 자꾸 들러붙어
이거 뭐예요 저거 뭐예요
Or you have a girl  friend

Hey Miss short skirt lady
손때 묻은 손수건은 좀 떼줄래
Hey 뭐야 긴 생머리  언니
헐 아이 컨택은 그만 부리고 그 손 떼

U know what I’m saying
헝클어진 머리칼을 흩날리며 네게  건네
조금은 녹아 흘러내린 아이스크림
좀 따가운 시선 받으면 어때 네게 줄려고
진득해진 손바닥으로 달려 온  나야

Woo Yeah
나는 싫어 네가 볼 꼬집는 거
빨갛게 익은 내 맘 놀리는 것도
싫어 이렇게 심술 부리는 거야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사가 문득 머리속을 치고 들어온건 아마도 지금 내눈앞에 보이고 있는 얄굿은 장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구노래야 엄청 잘불렀네




갑자기 강의 하나가 휴강됐다. 어설프게 남는 시간. 레포트나 시작해 보자며 자주가던 카페로 들어섰다.

항상 앉던 자리엔 오늘 따라 사람이 있었고 날씨도 좋으니 볕이 잘드는 창가에 앉자고 한건 나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 갔다오자고 할걸.


안다 최민기 잘생긴거. 만인의 관심 한가운데 살고 있다는것도 알고 . 별명이 예또(예쁜 또라이)지만 그런 그의 또라이스러움 조차도 사람들은 매력으로 느끼고 있다는것도 다 알고 있던 사실이다. 어딜가서나 항상 사람들이 그를 따라 붙는다는것도 모두 다 아는 사실인데. 하루이틀 아니고 항상 그의 곁엔 누군가 자주 다가왔다는것도 모두 알고 있던 사실인데. 지난 1년동안 항상 보던 건데 왜 이제와서 눈앞에 보이는 이장면이 갑자기 싫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걸까.


후배라며 인사를 핑계로 다가온 화사하고 아직 앳된 소녀느낌이 남아 있는 여자는 누구에게 관심이 있는지 확실한 몸짓으로 자신감을 내비치며 민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선배 후배 동기 같은과 다른과 심지어 다른 학교에 가끔은 남자까지. 최민기에게 남녀 불문하고 접근은 많았다. 그리고 그동안은 그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저 한발치 떨어져 관전만 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여야 하는데 왜 신경쓰이기 시작했을까.


오늘 아침 밑도 끝도 없이 마음이 심란하다며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나타나서 일까. 금발이 생각보다 너무 잘어울려서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어서 일까. 그것도 아니면 뭘까 . 왜 저 예쁜 여자가 화사하게 웃자 마주 웃어주는 최민기의 얼굴이 보기가 싫은 걸까. 내 심리상태가 이해되지 않아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 항상 보아오던 장면인데 왜. 왜 오늘따라 거슬리는거지.


여전히 테이블 옆에 서서 말을 붙이고 있는 후배라는 여자와 웃는 얼굴로 대답해 주고있는 민기를 보고 있자니 조금 짜증이 난 나는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다 문득 카페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가사가 들렸다.




[너 진짜 귀여워 진짜 잘생겼어
그러니까 여자들이 자꾸 들러붙어
이거 뭐예요 저거 뭐예요
Or you have a girl  friend]




그러게. 최민기 귀엽고 잘생겻지 그러니 사람들이 들러 붙지. 알아 안다고. 최민기가 변한게 아니라 내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긴것 같다는걸 알지만 뭔지 나도 잘 모르겟단 말야.

혼자 속으로 읇조리다 저 장면을 계속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날것만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갔다.




"저기 지금 나온 노래 제목이 뭔가요?"



메모지를 받아 들고 자리로 돌아오자 아예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은 후배는 내가 돌아오자 아쉬워 하는 눈빛이였다. 민기는 내가 왜 갑자기 자릴 비우는지 궁금했는지 물었다.




"카운터엔 왜?"


"아..노래가 좋아서 노래 제목 물어보러 갔어."


"말하지 나 아는데. 어제 신곡도 나왔어. 오늘 앨범사러 갈까 했는데 너도 사러갈래?"


"저녁엔 레포트 해야돼. 갈거면 지금 가자"


"좋아. 후배님 그럼 잘가요"



우리 대화를 듣고 있던 여후배는 끼어들 타이밍을 보는것 같았다. 다만 철벽쳐 주는 민기 덕에 불편한 동행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자 또 그새 오르락 내리락 하던 기분에 평화가 찾아왔다.

나 진짜 왜이러지?









오후는 평화로웠다. 까페에서 들었던 노래와 새앨범까지 구매하고 하나 남았던 교양도 잘듣고 레포트에 집중할 생각으로 저녁으로 간단하게 먹을 음식도  포장했다. 집으로 들어가서 음악을 들으며 레포트나 작성하며 시간을 보내고있을 때였다.

도어락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민기가 너무 자연스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야 여기가 우리집이냐 니네 집이냐. 문여는게 완전 자연스럽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큰일났어"


"왜?"


"나 레포트 한줄도 못썻어 어떻게해?"


".....그걸 왜 나한테 물어.난 안된다 했어"


"와......치사해. 그러는거 아니다."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한줄도 못써"


"궁금해 할줄 알고 들고  왔어 볼래?"





민기의 수작에 뻔히 넘어가는것임을 알면서도 무작정 싫다는 말은 하기가 싫었다. 왤까 전같으면 그냥 거절했을텐데. 왜 찡그리는걸 보기가 싫지.

같이 봐준다고해서 신이 났는지 흥얼거리며 플레이어 세팅도 맥주세팅도 혼자 끝내더니 커텐까지 쳐가며 빨리 오라 성화였다. 그래 무슨 내용인지 보기나 하자.


영화는 잔잔한 남성의 나레이션으로 시작 되었다. 10개월의 텀을 두고 태어난 두 소년이 있었다.

옆집에 살았고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어릴때부터 함께 형제처럼 친구처럼 자란사이.

청소년기에 접어든 소년들은 여느때처럼 함께 시간을 보냈고 호수로 물놀이를 나갔던 어느날 소년 하나는 평소와 다른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혼자만 시작된 고민. 친구의 벗은 몸에 젖은 머리칼을 타고 내리는 물방울이, 유달리 빨간 입술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소년. 그리고 첫몽정의 대상이 그 모습이자 친구를 피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자신을 피하기 시작하는 소년이 이해되지 않은 친구는 대화를 원했지만 소년은 차마 말할수  없다. 16살이 되는 소년의 생일날. 친구는 소년을 위해 숲속에 버려진 집을 수리해 작은 오두막을 만들고 조촐한 생일파티를 해주며 둘만의 장소로 쓰자고 제안한다. 소년은 감동했지만 자신의 감정과 친구의 감정이 같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사실대로 고백한다. 더이상 피하려 해도 피할수 없자 정면돌파를 시도한것. 아주 오랫동안 함께했던 친구를 잃는다는건 너무 슬펐지만 더이상 감정을 감추기가 너무 힘들다며 오열하는 소년을 친구는 부드럽게 안아 달랜다. 친구는 소년에게 가벼운 키스를 하고 16살 소년들의 풋내가 나는 정사장면으로 이어졌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그저 마음만으로 서로를 애무하는 수준 이였지만 둘은 마음이 통햇음에 행복해 했다. 단지 마음이 통한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것만 같았던 둘은 둘만의 비밀과 추억을 차곡 차곡 쌓아 갔다. 그리고 서툴렀던 감정은 금새 다른사람들에게 들통난다. 소년들은 원치 않는 헤어짐을 해야만 했고 성인이 된 소년이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의 애틋했던 첫사랑을 떠올리며 영화를 만들게 된다. 마지막에 소년은 친구의 연락처를 알게되고 전화를 걸어 인사를 나누며 미소짓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1시간10분의 런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집중했다. 애틋한 감성이 가득 묻어나는 잘찍은 영화였다. 정말 말그대로 따뜻한 미소가 나오는.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하는거 같던데 이감독 영화를 더 찾아봐야겟다 마음먹었다.



"영화 잘만들었지?"


"그러네. 화면구도 너무 좋다. 회상 장면 색감 처리도 좋고."


"영화는 멋진데 레포트는 쓸수가 없어. 내삼촌이지만 진심으로 짜증나. 고문관 같으니.."


"이래서 나한테 깔려달라고 했냐 참나. 왜 적용 방식이 친구를 덮치는거냐. 현실적용을 그렇게 밖에 못시키다니..너 그거 상상력 부족이야. 극본 쓸거라는애가 상상력이 그렇게 부족해야서야 쓰겟어? 좀더 머릴 굴려봐"



다들 민기는 배우지망일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많이 받았고 그게 너무 싫었는지 배우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집안 자체가 연예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모양인지 집에선 그쪽으로 나가길 원하는 것같지만 정작 본인은 극본을 쓰고싶어 했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 지는 모르겟지만.




"야!! 그렇게 상상력이 뛰어나면 아이디어좀 주세요. 종현님"



정말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쇼파 위로 예쁘게 무릎을 꿇고 앉아 간절히 부탁하는 모양새를 보니 도와주고프긴 했으나 딱히 생각나는건 없었다.



"우선 생각부터 정리해봐. 저 영화처럼 정말 친구였던지 혹은 큰 의미가 없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특별하게 보이거나 의식이 되거나 한적이 있는지. 있으면 그런게 영화보면서 떠올랐다던지 뭐 오버랩되서 어떤기분이 느겨졌는지 그것도 아니면 영화찍은 방식이라도 정리해서 쓰면 되지않겠어? "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나름 진지하게 답변을 해주자 민기는 심각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보며 말했다.




"그러면 재미가 없잖아? 그냥 한번만 깔려주면 안대? 영화를 보고 친구를 덮쳐보았습니다! 하고싶은데?"





최민기 별명이 예쁜 또라이라는걸 잠시 망각했다.

의견을 묵살 당하자 심통이 난 민기는 그대로 제집으로 가버렸다. 조용해진 집을 한번 둘러보고는 쓰다만 레포트를 마저 작성했다.아니. 작성 하려고 했다. 최민기의 또라이력 여파인가. 머리속에 생각이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멍하니 책상에 앉아 레포트를 떠올리다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생각을 가만히 두었더니 종착지는 최민기의 희고 가는 목덜미였다. 드라큘라도 취향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걸 좋아할까 희고 고운 피부를 좋아할까 까맣고 섹시한 피부를 좋아할까.  

영화에선 희고 고운선을 가진 여배우가 가느다란 목을 뜯겼다. 신음하는 여배우 얼굴에 순간 민기의 얼굴이 오버랩 되자 뒷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이였다. 왜 생각이 이렇게 흘러가. 뭐지 이거? 정신차려 김종현. 최근들어 조용햇던 일상이 살짝 어그러지는 느낌이다. 왜 갑자기 민기가 평소랑은 다른느낌일까.

고민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by. 렌제이의 사생활


렌제이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