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쫑 한번만 깔려주라“


챙그랑!


비단 당황한건 나만은 아닌 듯 했다.

누군가의 무언가가 바닥과 격한 만남을 가진 소리를 듣고서도 잠시의 공백이 지난 후 정신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최민기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온전히 이해가 되었다거나 바쁜 오후 일정을 위해 점심은 간단하게 학식으로 떼우자며 들어온 복잡한 식당 한가운데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들을만한 말은 아니 였다.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말이다.


왜 사고는 최민기가 쳣는데 수습은 내가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과 당장 저입을 틀어막아야한다는 다급함 그리고 이상황을 제대로 수습 해야만 내일의 미래가 암담하지 않을거 라는 압박감이 한번에 밀려와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음..민기야? 너무 말도 안되는 소릴 하면 사람들이 당황을 하게돼. 우리 좀 알아 들을수 있게 [적당한 장소]에서 [인간이 알아 들을 수 있는 범위]에서 얘기 해보는게 어떨까?"



제발 좀 닥쳐달란 소망을 웃음에 담아 날리며 물었다.

내 질문에 얼어 있던 혹은 흥미진진한(?)얼굴들로 구경 하던 주변사람들도 슬슬 아 그래 쟤 최민기지 제정신을 찾아갈 즘 내 질문에 뚱한 표정을 고수 하던 민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핵폭탄급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뭐래 쫑 이해력이 딸려? 그럼 다시 설명해줄게. 한번만 대줘."




식당 내 모든 사람이 무언가 상상하는 얼굴로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착각이길 바라고 싶다. 제일 당황 스러운건 당사자인 저이지 않겠습니까..

대답을 기다리듯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최민기의 입에 뭐라도 쑤셔넣어 막아버리고 싶어졌다.

제발.....생각이란 것 좀 하고 내뱉으란 말이다 이 미친놈아.

평생 해본적이 없는 욕이란게 무자비하게 입밖으로 나올것만 같은 기분 이였다.




어쩐지..오늘은 아침부터 운이 좋더라니...이럴려고 그랬나보다......

따스한 해를 받으며 눈을 뜨자 기분이 상쾌했다. 푹자고 일어나 개운한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아침기분이 상쾌하니 뭘 해도 기분이 좋을것만 같은 느낌 이였다.

저절로 빙그레 지어지는 웃음에 시간을 확인하곤 콧노랠 흥얼거리며 나갈 준비를 마치고는

현관을 나서는데 엄마가 불러 세우더니 급하게 자취방을 알아보란다.

그렇게 조를 땐 안된다더니 이게 웬 횡재인가 싶어 뒷말도 듣지 않고 신나서 뛰어나왔을 때부터 문제였을까?

오늘도 강의에 끌고 들어가려면 최소30분은 최민기의 행방을 찾거나 기다리는데 소비 해야겟지 햇는데 정문에서 마주친게 너무 큰 행운이였던걸까? 

기분이 좋아서 자취할거라고 민기에게 자랑하듯 얘기 한게 문제 였나?

민기가 자취생의 슬픔에 대해 늘어놓더니 외롭다며 동거를 요구 할때 아무생각 없이 거절 한게 잘못이였을까?

아침의 상큼 하고 상쾌한 기분은 어딜 가고 이런 암담한 기분만이 남은것인가. 왜? 어째서?





식당에서 나온 이후 그새 소문이 퍼진 건지 모두 나를 불쌍하게 혹은 안쓰러운 또는 흥미로운 시선들이 가는 곳 마다 따라붙어서 슬슬 짜증이 나려하는데 지금 진심으로 욕이라도 내뱉고 싶어지는건 아마도 뒤따라 다니며 계속 내게 대답을 종용하고 있는 최민기의 무덤덤하고 뻔뻔한 얼굴 때문이리라.

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된것인가.


가던길을 멈춰 서자 옆에서 내팔을 붙들고는 징징거리며 조르기 시작한 최민기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래..내인생이 피곤해지고 있는 건 저 최민기 때문 일거다. 그리고 이건 내인생에 곤란함을 자꾸 생성하는 최민기라는 이 우주최강 괴생물체를 처음만난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고3의 새학기는 끔찍하지만 내 모교에는 예술고라는 이름에 맞게 잠시 딴생각을 해도 좋을만한 봄 축제가 존재했다. 매해 근처의 다른 예술고와의 연합축제를 벌이는것이 전통이였는데 모두의 관심사는 그저 저쪽 학교에서 제일 이쁘고 제일 잘생긴애가 누구인가. 누가 제일 유명한가 하는 수준 정도였고 나 역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평범한 10대였다.

축제이기는 하나 딱히 관심사는 없었기에 교실에서 게임이나 하며 시작을 죽치던 내게 저쪽 학교에 정말 너무 예뻐서 인간이 아닌거 같다는 소릴 듣는 끝내주는 미인이 있단 얘길 들었다며(장황하기도 하다) 같이 가달라고 조르는 민현의 부탁은 귀찮았지만 딱히 거절 할만 한 핑계도 없었기에 따라 나선건 정말 별것도 아닌 일상 중 하나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원흉이 이자식이였구나 황민현. 네놈을 친히 응징 하리라.




소문은 거짓이 아니였다. 정말 예뻤다. 확실히 아름답단 얘기도 어울릴 만큼 예뻤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면 그게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거다.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유명한거 였다. 멍청한 황민현은 앞뒤 재지 않고 그저 예쁘단 얘기만 듣고 흥분해서 자신을 끌고 온 것 이였다.

아무리 예쁘면 뭐한단 말인가. 어따써 예쁜남자를?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흥미마저 사라져 눈을 돌리려던 그 순간 주변을 살피던 그애와 눈이 마주쳤다.

마치 아이돌이 팬 에게나 보여줄 것 같은 화사한 미소를 짓는 그 아이를 보곤 난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자신감을 넘어선 저 나르시스적인 미소가 약간 신기하다 못해 어이가 없었다. 눈 한번 마주쳤다고 그래 알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지?라는 뜻을 품은 저 미소라니. 문제는 저걸로 사람 여럿 보냈 겟다 싶은 것. 자기가 이쁜걸 잘 아네. 역시 세상은 넓고 신기한 일은 많구만.


언제 또 이런 구경을 하겟는가 싶어서 여전히 날 바라보고 있는 그애 에게 나 역시 눈을 떼지 않았다. 황민현이 새로운 구경거릴 찾아 날 재촉할 때 까지 눈맞춤은 계속 되었다.이름조차 모르는 그 미소년과의 첫만남은 그게 다였다.





그리고 다시는 만날일 없을거라 생각한 그 미소년을 다시 만난건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였다.

잘생겼다 미남이다 연예인 시켜라 등등 태어나서 부터 들었다는 이말 들은 어쩌면 내 진로를 결정하는데 일조 했을지도 모른다. 아직 미래에 대한 어떤 확실한 고민을 하기 이른 16살. 연예기획사 실장이라던 사람이 아이돌 가수를 해보지 않겟냐며 나를 길바닥에서 꼬여내었고 단지 재밌는 경험이 될것만 같단 생각에 예술고로 진학 후 연습생 생활을 시작햇다. 연습생 생활은 즐겁기보단 힘든게 더 많았고 노래에는 재능이 아예 없다는걸 깨닫는 계기만 되었다.

슬슬 흥미가 떨어질때쯤 이였던거 같다. 시사회를 가게 되었는데 자신의 영화를 소개하는 감독님의 설명을 듣고는 말그대로 꼽혀버렸다. 자신의 상상을 영화에 그려낸 그의 방식에 반한거다. 그길로 난 내 미래를 정하게 되었다.

난 연극영화과로 진학했고 거기서 난 그 미소년을 다시 보았다.



입학식에서 그는 여전히 혼자만의 세상에서 살 것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한 채로 고고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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