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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종현씨랑요? 둘다 서글서글한 성격들 아닌가요?"

"민기가 종현이를 엄청 피해다니더라고요. 저도 궁금해요. 왜 피해요? 민기씨?"

"음..?저 김종현씨 안피하는데? 저 잘생긴 사람 좋아해요!"

민기의 대답에 엠씨를 보던 개그맨이 잘생긴 여자도 괜찮냐고 묻자 민기가 환영 이라고 웃었다. 엠씨가 멤버들중에는 누가 가장 잘생겼냐고 묻자 손을 번쩍 드는 진이를 흘겨보고는 태형이 가장 잘생긴것 같다고 대답하자 진이가 입이 툭 튀어나와 심술 맞게 말했다.

"민기형은 거짓말쟁이!!! 내가 제일 잘생겼다며!!! 종현이형 안피한다는것도 그래!! 종현이형이 연습실 나타나면 도망가면서!아파! 형이 나한테 보고 하라고 시켰잖아!"

막내 진이가 민기에게 등을 한대 맞으면서도 기어코 한마디를 더하자 엠씨와 패널들의 호기심이 민기에게 쏠리기시작했다.

"민기씨 이건 또 무슨 재밌는 소린가요? 우린 재밌는데 사람들은 오해 하겟어!!"

민기가 난감한 얼굴을 숨기려 활짝 웃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민기가 고민하는 사이 피곤했던 민기의 정신은 뇌를 거치지 않은채 아무말이나 내뱉기 시작했다.

"하하하. 근데 피할수 밖에 없는게요. 정말 죽을듯이 피를 말려요. 김종현씨가"

"네!?"

패널들이 놀라 되묻자 민기의 뇌는 그동안 쌓아 두었던 분노를 풀듯 쉬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다.

"실은 제가 춤을 정말..정말 정말 상상도 못하실만큼 못춰요..아이돌인데 설마! 싶으시죠! 그래서 진짜 데뷔할때부터 이게 큰 걱정이였는데 다들 아시다싶이 종현씨가 춤을 엄청 잘추시잖아요. 그래서 회사에서 제가 하도 춤을 못추니까 종현씨에게 제 트레이닝을 부탁했거든요.

저보다 어리더라도 종현씨 눈치가 보여서 되게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아무리 해도 되질 않는거에요. 진짜 데뷔전에 춤때문에 진짜 진짜 많이 울었어요!! 근데 김종현씨가 대단한게 저 가르치면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화가 났을텐데 화한번 안내고 가르쳐 줬거든요. 

진짜 잘가르쳐줘요. 전 덕분에 데뷔를 무사히 할수 있었고요. 데뷔초에 제가 저 춤못춰서 데뷔 못할뻔 했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웃자고 한말 아니고 진짜 였어요. 그러니 앨범 나올때마다 제가 누구한테 춤을 배웠겟어요? 타이틀곡만 나오면 전 ..........하..힘겹고 슬픈 시간들이였죠. 정말 싫었다구요. 전 아무리 연습을 해도 춤이 전혀 안늘어요! 어떻게 그럴수 있죠!?

그렇게 춤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항상 눈치를 보면서 연습해야 하니 제가 얼마나 신경이 쓰이겟어요! 게다가 작년부터는 좀 나아진것 같은데 연습량이 전혀! 하나도 안줄었어요!!! 저희 첫방 준비하면요. 저 한달동안 연습실에서 살아요. 거길 나올수가 없어요. 그러니 제가...피하겟어요 안피하겟어요? 

김종현씨도 그런 제가 썩 맘에 안드시는지 저한테 형소리 한번 안하더라구요. 어색한 사이이긴 하지만 제가 그래도 2살 형이거든요. 그래서 좀 민망하니까 또 거리감이 생기고 그런거 같아요. 딱히 김종현씨가 싫어서 그런건 아니에요!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민기가 그간 쌓였던 속내를 말하고 나자 멤버들도 패널들도 엠씨도 당황한채 눈만 뻐끔 거렸다. 그러다 이내 정신을 차린 엠씨가 웃으며 수습하자 민기는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채 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풀어낸게 개운 했던지 세상 시원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도 말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이제 김종현씨 눈치 보며 피하진 않아도 되잖아요! 하하하 제가 김종현씨를 피하면 춤연습이 무서워서 입니다!"



그날로부터 2주뒤. 민기가 길고 길게 구구절절 말했던 속내는 잘리고 잘려 몇마디 못남긴채 방송되었고 민기의 멘트는 팬들과 회사사람들 사이에 꽤나 이야기거리로 거론되게 되었다.


"민기씨 이거 해명이 있어야 겟는데요? 우린 재밌는데 사람들은 오해 하겟어!!"

"하하하. 근데 피할수 밖에 없는게요. 하..힘겹고 슬픈 시간들이였죠. 춤이 전혀 안늘어요! 저희 첫방 준비하면요. 저 연습실에서 살아요. 거길 나올수가 없어요. 정말 싫었다구요. 정말 죽을듯이 피를 말려요. 김종현씨가. 맘에 안드시는지 저한테 형소리 한번 안해줬어요!! 어떻게 그럴수 있죠!? 진짜 많이 울었어요!!"


민기는 편집이란게 무섭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10분가까이 말했던게 단 1분으로 단축되어 새로운 문장이 되는 과정을 보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덕분에 민기는 팬들에게 방송용 멘트가 아니였다는 욕을 먹기는 했지만 그뒤로는 종현을 피하는데 있어 눈치는 보지 않아도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민기는 충분히 살만 했었다.








쿵쿵 울리는 소리가 음악소리인지 민기의 심장박동 소리인지 구분조차 안갈 지경이였다. 분명 커플댄스라는것도 알고 있었고 스킨쉽이 많은 댄스라는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인 혜미와 추는 춤이 아니라 남자로 파트너가 바뀌자 몇몇 부분을 고치지 않을수가 없었다.

가령 종현이 파트너 손등에 제 손을 겹쳐 올리고 허벅지 사이를 쓸어내리는 동작이 있었다. 혜미와 그동작을 할때에는 충분히 야한 동작이였는데 파트너가 남자인 민기로 바뀌자 생각보다 야하지 않게 보여졌다. 종현은 고민하다가 손의 위치만 바꾸어 보자고 했다. 종현이 민기의 허벅지 안쪽을 쓸어 내리면 민기가 그걸 막는것처럼 보이게 종현의 손등을 잡아 끌어내는 동작으로.

단지 손의 위치 차이뿐이 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동작이 더 야하게 보였다. 민기가 불만을 가지자 종현이 자신들이 추어야 하는 주제가 섹시였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말만 할뿐 민기의 의견은 묵살하다 싶이 했다.


"나한테 더 기대요"

"충분해"

"거울로 보세요. 전혀 안붙으셨어요. 더 밀착하셔야 해요"

민기는 불편한 얼굴로 종현의 목덜미 가까이에 입술을 가져다 붙이며 몸을 최대한 종현에게 기대었다. 종현이 민기의 몸을 조심스레 받친채 제 몸을 뒤로 숙였다가 앞으로 천천히 올리며 민기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을 민기의 쇄골부터 왼쪽가슴을 쓸어내려 골반을 잡자 기울어져 있던 종현과 민기의 몸이 바로 서는 타이밍에 딱 맞았다. 종현이 민기의 골반을 잡고 90도 돌려 등허리를 손으로 타고 올라가다 목덜미에서 멈추자 민기가 마치 꼭두각시가 된것처럼 고개를 딱딱 하게 두번 옆으로 꺽으며 고개를 돌려 종현의 손에 제 볼을 가져다 대었다.

민기가 제볼에 올라와있는 종현의 손을 잡아 내리자 타이밍 좋게 노래가 바뀌었다. 종현이 손을 떼내어 음악을 끄자 민기가 숨을 몰아 쉬며 지친듯 바닥에 주저 앉았다. 종현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듯 앉아 있는 민기를 가만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저에게 할말이 있다는걸 눈치챈 민기가 종현을 쳐다보자 종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음..우선 저희 여기까지 연습한거 찍은거 보면서 얘기해요"

종현은 캠코더로 연습장면을 찍었던걸 틀어 민기에게 보여주었다. 민기가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종현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이춤은 섹시해야 해요. 근데..얼굴에 색기가 하나도 없어요. 치치씨가 절 유혹해야 하는건데 전혀 유혹적이지가 않아요"

종현의 말에 민기는 표정을 확 찌푸렸다.

"야 그건 혜미랑 할때 얘기고. 내가 널 왜 꼬셔?"

"아뇨..실제로 그러라는게 아니라 무대할때는 컨셉에 맞게 표정도 해주셔야죠. 이렇게 하실거에요?"

"안되는걸 어쩌라고? 청순한 이미지로 먹고 살아 왔는데 이제와서 섹시가 될거 같아?"

뻔뻔하게 되려 화를 내는 민기를 보고 종현은 난감한듯 웃다가 뭔가 떠올랐다는듯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민기는 종현이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동안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뭉친 다리를 풀기위해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민기가 스트레칭을 하느라 바닥에 앉아 몸을 허벅지 위에 딱 붙이자 종현이 민기의 등을 살살 눌러 스트레칭을 도왔다. 민기는 갑작스런 종현의 손길에 움찔 놀랐다가 곧 바로 평정심을 찾았다.


유혹을 하라니.

가당키나 할까. 민기는 숨겨진 얼굴 사이로 비웃음이 새어 나오려는걸 간신히 참았다. 백날 천날이 지나도 민기는 종현을 유혹해 볼 생각도 해보지 못할것이다. 저 얼굴을 쳐다만 보아도 두근거리는 심장을 숨기기 바쁜데 어떻게 두눈을 빤히 보며 유혹을 한단 말인가. 쳐다 보다 먼저 달려들까 스스로를 채찍질 하기에도 힘겨워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와중에.


"심야 영화표 예매 했어요. 지금 집에 들러서 씻고 나가면 될거같아요"

종현이 민기의 등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민기가 고개를 들어 종현을 쳐다보자 종현이 민기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민기의 어깨에 손을 댔다. 종현이 민기의 어깨에 손을 대도 민기가 별 다른 제제를 하지 않자 종현이 민기의 팔을 잡아 어깨와 같이 스트레칭을 해주며 말을 이었다.

"저녁 지금 드실래요?"

민기는 지금 종현이 뭘하는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종현이 하자는대로 끌려가기엔 경계심이 들어 종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종현이 별말없이 웃는 얼굴을 보다 민기가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뭐가요?"

"나한테 뭐하는 거냐고. 왜 끼부려?"

"끼부리는거 아닌데. 왜 그렇게 생각 하세요?"

"몰라서 물어? 왠 영화? 너 나랑 돌아다닐 만큼 안친하잖아? 나 너랑 둘이 밥먹기 싫어. 체하면 하루종일 고생해. 각자 먹어. 그리고 손좀 떼지? 스트레칭 나도 혼자 할수 있는데"

"저랑 밥먹는거 익숙해 지셧으면 좋겠어요. 같이 있다보면 어색함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영화는 공부겸 가자는 거에요. 예매한 영화가 요즘 많이들 보는거라고 하던데. 19금이긴 하지만 여배우 연기가 무척 뛰어나다고 하니까 표정 연기를 위해선 꽤 도움이 될거 같아요. 그리고 스트레칭은 치치씨가 혼자 하는것보단 제가 해드리는게 더 시원 하잖아요"

"야 내가 왜 너랑 밥먹는게 익숙 해져야 해? 그냥 3주 아니 이제 2주구나. 2주 불편한 비지니스 하자니까. 2주 생각보다 금방가. 그리고 그냥 영화도 아니고 19금을 너랑 보라고? 내표정 때문에 그러는거면 그건 내가 알아서 집에서 연구 할테니까 신경꺼. 그리고 치친지 차찬지 그것도 하지마. 차라리 그냥 부르지마. 8년 내내 너한테 불려본적  없어. 그게 더 익숙해. 왜 안하던 짓이야?"


민기가 종현의 손은 제몸에서 떼내자 종현은 이내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손을 떼냈다. 

"영화는 싫으시면 표 취소 할게요. 대신 저희집에서 같이 봐요. 이건 비지니스 적인 문제니까 따라 주세요. 밥먹는건 그냥 저랑 먹으면 체하신다는게 속상 해서요. 저 그렇게 불편 하세요? 2주내내 붙어있는 시간 더 길어질텐데 익숙해 지시는게 좋을거 같아서요. 매번 따로 밥먹는것도 웃기잖아요. 그리고 치치씨라고 부르는거 싫으시면 뭐라고 부를까요? 형 빼고 다 괜찮아요"

민기는 차분히 말하는 종현을 황당 하다는듯 쳐다 보았다. 제가 원하는대로 다 해주는것처럼 다정하게 말하고 있는것 같지만 내용을 들어보면 결국 다 제멋대로 하겟단 소리였다. 종현과의 기싸움에서 질거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이건 싸움도 되지 못했다.

민기는 궁금했다. 왜 종현의 행동이 바뀌었는지.

"너 지금 뭐하는건지 모르겟어. 나한테 신경꺼. 지금까지 그렇게 지냈잖아? 왜 갑자기 나한테 관심을 가지는 거야?"

"음....글쎄요? 전 나름 치치씨에게 괜찮은 회사 동료 정도라 생각 했는데 같이 밥 한번 먹었다고 하루를 내리 앓으시는걸 보고 꽤 상처받았거든요. 저 불편해 하신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딱히 그걸 어떻게 해야 겟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어서.. 그날을 기점으로 생각이 바뀐거 같아요. 정확히 뭘 어떻게 하고싶다 라기 보다는 그동안 신경 쓰였던걸 이번에 확인 해볼까 하는 기분 이라서요. 물론 회사 동료로서 한끼정도는 같이 먹어도 체하지 않는 수준의 사이는 되었으면 하기도 하고요"

"뭔 말이야. 그냥 이런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거지. 세상 모든 사람이 니가 편하지만은 않을수 있는거 아냐?"

민기가 종현의 말에 이해 못하겠다는듯 인상을 쓰자 종현은 민기의 표정을 보며 다시 빙긋 웃었다.

"그러게요..저도 지금까지는 그런줄 알았는데. 막상 누가 날 이렇게 까지 불편해 한다는걸 알고 나니 편하지 만은 않아서요"

민기가 답답하다는듯 종현을 계속 보아도 종현은 더 말할 생각이 없다는듯 웃고는 연습실을 정리 하기 시작했다.







민기는 손을 씻으며 작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결국은 종현이 원하는대로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함께 와있었다. 휘둘리고 싶지 않은데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다. 종현이 자주가는 가게라며 민기를 데려 온곳은 조용한 한정식 집이였다. 커다란 홀과 내실이 따로 있어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가게라며 맛도 꽤 좋고 조용히 식사를 할수 있다고 굳이 설명까지 해주며 민기를 끌고왔다.

식사를 하는 내내 민기는 또 체할까봐 음식을 꼭꼭 씹는데 집중했고 종현은 민기가 불편해 할까봐 신경이 쓰였는지 밥먹는 동안은 편하게 먹도록 건들이지 않았다. 민기가 이번에는 식사를 잘 마친것 같자 종현은 기분이 좋은듯 미소를 지었다.

"영화는 제가 골라도 되요?"

민기가 후식으로 나온 수정과를 맛보다 이마를 찌푸리는걸 보며 종현이 물었다.

"넌 니네집에서 봐. 난 내가 알아서 볼테니까. 어짜피 너랑 나랑 파트 틀릴텐데 불편하게 뭐하러 같이봐. 봐야할 표정이 다른데. 그건 내가 알아서 틈틈히 볼테니까 신경 쓰지마. 그리고 남은 파트 오늘 몇번 더 맞춰보고 가 너"

"다시 연습실로 가자고요?"

"넌 다 외웠을지 몰라도 난 못외웠어. 2주 남았는데 다음주 옷나오기 전까지는 동작 다 외워야 해. 두세번만 맞추고 가. 나머진 나혼자 연습해도 되니까"

민기가 종현이 다른소리를 할까 싶어 먼저 제뜻을 말하자 종현이 별 거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기는 그제서야 편해진 얼굴로 의자에서 일어섰다.





새벽2시가 넘어 가도록 연습실 불이 꺼지지 않았다. 종현이 민기와 몇번더 대형을 맞춰 주던 중 전화를 받고는 먼저 가봐야 할것 같다며 나갔다. 민기는 혼자 남아 본인 파트의 춤과 대형을 외우는데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자꾸만 종현의 통화내용이 귓가에 리플레이 되고 있었다.


-나...........빨리...........응?-

"연습 중이야. 못 나가"

-연습이 문제야!!!!!!!! 나............다고!!!당장!! 당장와!!!-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원치않게 종현의 통화 상대가 여자라는 것과 종현이 결국은 연습을 하다 말고 나갔다는게 중요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였다. 아마도 혜미의 목소리가 아닐까 라고 민기는 예상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건 없었다. 종현은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종현은 항상 모두에게 똑같이 친절 했었고 누가  더 특별한게 아니라는걸. 민기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민기가 종현의 옆으로 다가갔더라도 종현은 민기를 거절하지 않았을거다. 누구에게나 그러는것처럼. 그러나 모두에게 똑같은 그친절함은 민기가 감당할 수 있는게 아니였다. 애초에 멀직이 도망쳐 경계하던 중이였다. 무슨 호기심에 저에게 관심을 가진듯 하지만 이내 사그라들 관심 일테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민기가 종현이 가까이에서 웃자 저도 모르게 순간 순간 경계를 풀었던게 문제였다. 친하게 지낸건 아니였지만 8년동안 같은 회사안에 있다보면 알고싶지 않아도 알게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리고 민기는 가장 듣고싶지 않은 종현의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했다. 보통은 항상 그런 얘기들이였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종현의 행동에 착각했던 경우. 

그러나 또 때로는 김종현을 두고 새로운 사람과 과거의 사람이 싸웠단 얘기같은것들이 돌고 돌아 가쉽에 관심이 없는 민기의 귀에 까지 들어오곤 했다. 민기는 그럴때마다 종현의 친절에 착각하지 않고 도망을 잘 다니는 자신이 기특했다. 

자신이 종현의 가쉽거리중 하나가 된다면 그건 필시 승리자의 위치는 아닐테니 애초에 근처에도 안간 자신이 현명 한거라고 민기는 굳건히 믿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종현의 관심을 받을 일이 있을줄 몰랐으니까.

음악이 쿵쿵 울려도 민기는 자리에 서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은채 멍하니 앞만 내다 보았다. 거울속에 자리한 땀에 흠뻑젖은 자신의 얼굴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8년 전에도 6년 전에도 3년 전에도 2년전에도 지금도 아무것도 변한건 없었다. 여전히 종현과 제 거리는 멀었다. 종현이 잠시 고개를 돌려 민기를 쳐다보았다 해도 그가 고개만 돌리면 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릴 거리감이였다.

민기가 알고있던 그사실이 지금까지 그럭저럭 괜찮았던 그 거리감이 오늘따라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지금까지 그 거리감에 안심했는데 왜 지금은 그 거리감이 서러워 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였다. 아니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민기 역시 종현의 다정한 친절에서 도망치지는 못했다는걸.




by.렌제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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